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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AP=연합뉴스) |
미 시카고, 교원연금 지급 대가로 교육예산 삭감 추진
"교사 3천명 해고, 학급당 학생수 35명 이상으로 증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금 부담으로 인해 재정 고갈 위기에 처한 미국 시카고 시가 교원 퇴직연금 지급 대가로 교육예산을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시는 납부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던 교원 퇴직 연금 기금 부담금 6억3천400만 달러(약 7천억 원)를 마감 시한인 전날 집행해, 연금 지급 중단 위기를 넘겼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새로운 연금 기금 조성 방안을 모색하면서 부담금 납부를 오는 8월까지 미뤄보려 애를 썼으나, 공화당 소속의 일리노이 주지사와 민주당 주도의 일리노이 의회가 시카고 시 구제 방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교육청에 집행을 지시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교원 연금 부담금 납부를 포기하고 교사들의 집단 소송 및 시카고 교육청 채권 신용 등급 추가 하락에 직면할 것인가', '연금 부담금을 납부하고 현금 위기를 맞을 것인가' 하는 기로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시카고 교원 연금 재단 측은 시카고 교육청으로부터 이번 부담금 6억1천900만 달러와 이월분 1천500만 달러 등 총 6억3천400만 달러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매뉴얼 시장과 시카고 교육청은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제시 루이즈 시카고 교육감은 "대출금이 포함돼있다"고만 언급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연금 적자로 인한 재정 위기 현실이 교실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청 최고관리자 팀 카울리는 "내년도 연금 기금 부담금은 7억 달러로 늘어난다"며 "교육예산 5억 달러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5억 달러 예산 삭감은 교사 3천명 이상 해고, 학급당 학생수 35명 이상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시카고 교육청은 최근 총 16억 달러 단기 대출 계획을 교육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러나 7억 달러를 오는 10월 초까지 상환해야 하며 나머지 금액도 1년 내 갚아야 한다.
대규모 교육 예산 삭감과 새로운 수입원 확보 없이는 오는 가을학기 중 현금이 바닥나게 된다.
이매뉴얼 시장과 일리노이 민주당은 시카고 교육청의 교원 퇴직 연금 기금 조성 방법을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전날 주의회에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리노이 주정부가 시카고 시 연금 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브루스 라우너 주지사(공화)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시카고 시의 재정적자 규모는 작년 기준 632억달러, 이 가운데 공무원 연금 적자 규모는 200억 달러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시 재정이 위기에 몰리면서 교육 재정까지 바닥나 시카고 교육청의 재정 적자 규모도 2015-2016 회계연도 종료 시점 기준 19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카고 시와 일리노이 주는 이같은 만성적 재정난 타개를 목표로 물가 상승률에 따른 연금 인상폭은 낮추고 연금 수령 연령을 늦추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안을 마련했으나, 일리노이 주 대법원이 "공무원 혜택을 축소할 수 없다"며 각각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연금 개혁 시행이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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