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앨범 낸 신부 "젊은층도 교회노래 편하게 즐겼으면"
노인빈 신부, 직접 만들고 부른 갱스터 랩송 담아 '양탄자' 발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수원교구 청북성당 주임사제인 노인빈 신부가 한국 가톨릭 신부 최초로 힙합 앨범을 냈다.
'양탄자'라는 제목의 이 앨범은 노 신부가 3년의 작업 끝에 탄생시킨 첫 앨범이다. 노 신부가 직접 작사·작곡한 7곡의 갱스터 랩송이 수록돼 있다. 올해 마흔인 노 신부가 직접 랩도 한다.
노 신부는 수록곡에 대해 "사랑, 희망, 용기, 위로, 슬픔, 분노 등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주제를 힙합이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생활 성가(CCM)"라고 설명했다.
발랄한 분위기의 타이틀곡 '기도해', 진로에 관한 청소년들의 고뇌를 표현한 '나의 갈등'과 '고해소 앞에서', 토마 사도의 내면적 갈등을 우리 삶 속의 모습으로 풀어낸 '토마 사도의 이야기' 등은 얼핏 듣기에 CCM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선율과 리듬의 파격적인 생활 성가다.
오늘날 교회의 세태를 직선적으로 비판한 '위선자'처럼 현실 비판적인 곡들도 눈길을 끈다.
이번 앨범의 부제는 '친구들'. 음반의 제작자이자 공동 디렉터로 참여한 가스펠 음악가 홍지호 씨의 자작곡과 CCM 작곡자 임두빈 씨의 곡 등 노 신부의 '친구들'도 음반에 참여했다.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을 비판한 '푸드쇼크', 세월호 가족을 위한 위로의 곡 '위로', 가스펠 가수 나정신 씨가 부른 '슈퍼스타' 등이 친구들의 작품이다.
학창시절부터 밴드에서 랩을 불렀다는 노 신부는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청소년국장 신부 시절 청소년·청년부 신자 및 CCM 가수들과 함께 종종 힙합 공연을 하기도 했지만, 정식 음반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신부의 공연을 눈여겨본 앨범 제작자의 제안으로 음반을 내게 됐지만, 국내 가톨릭 신부로서는 처음 하는 시도라 제안을 받고도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이번에 낸 노래들은 교회 내의 대중가요 같은 거죠. 노래를 즐기고 성당을 다니는 젊은 친구들이 교회에 관련된 노래도 편하게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내게 됐습니다. 한국 천주교 내에서 생활 성가가 좀 다양해져 젊은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