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대상' 서울 건물 8곳 계속 사용…안전사고 우려
재건축·보상 등 답보…市 "하루빨리 이주시키려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서울시내 재난위험시설 E등급인 건물 8곳에 여전히 주민이 거주하거나 이용하고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난위험시설은 A∼E등급으로 구분되며 D등급과 E등급은 보수·보강을 하거나 적절한 안전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시설이다. 특히 E등급은 재난안전법에 따라 철거 대상으로 지정해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2일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보고한 데 따르면 5월 기준 서울시내 재난위험시설은 D등급 시설이 195곳, E등급 시설이 18곳 등 총 213곳에 이른다.
특히 8개 건물에는 아직 주민 퇴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하루하루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주민이 거주하거나 사용 중인 E등급 시설은 성북구 정릉스카이 3개 동, 동작구 신노량진시장, 영등포구 영남시장, 영등포구 버드나무연립주택, 은평구 보림주택, 성북구 무허가 주택 등이다. 주택 6곳에는 23가구가 살고 있고, 시장 2곳에는 매일 상인과 이용객이 드나들고 있다.
건물 상태를 고려하면 당장 퇴거 조치가 필요하지만 주민들은 재건축을 기다리거나 생활 터전이 바뀌는 것을 우려해 쉽게 보금자리를 옮기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당장 8개 건물을 철거할 계획은 없지만 보수라도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빨리 진척되지 않고 있어 주민과의 협의가 쉽지 않다"며 "그래도 하루빨리 이주가 이뤄질 수 있게 구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명성교회 신축 공사 여파로 건물이 0.57도(20.1cm)가량 기울어 올해 E등급 시설로 새롭게 지정된 강동구 동은아파트는 구청이 대피 명령을 내린 뒤 11가구가 모두 이주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임시로 거처를 옮긴 뒤에도 매입가를 놓고 주민 측과 교회 측이 이견을 보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D·E등급 건물의 보수·보강을 독려하고 수시로 안전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자치구와 관련 회의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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