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헛간 같지만 진짜 싸네'…세계 대표 마트의 탄생
(서울=연합뉴스) "최저가에 만족 보장"(개장 광고 전단).
1962년 7월2일 미국 아칸소주(州)의 작은 마을 로저스. 약 1천672㎡(506평) 넓이의 1층짜리 할인점, 월마트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창업주 샘 월턴(1918∼1992)이 "상품만 가득 쌓인 헛간"이라고 부를 정도로 초라한 가게였다.
그런데 인기는 좋았다. 옷부터 책, 보석, 작물 종자까지 안 파는 게 없었고 모든 물건이 다른 가게보다 20% 싸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몰렸다. 월턴은 5년 만에 매장 23곳을 더 열었다.
할인점은 월마트 전에도 미국에 많았지만 '전 품목을 싸게 판다'는 원칙을 월마트만큼 철저하게 지킨 곳은 없었다. 창업주 월턴 자신부터 사업이 성공한 뒤에도낡은 픽업트럭을 타고 다니길 고집하던 '검약의 화신'이었다. 외딴 지역에 매장을 내 임대료 지출을 최소화하고 그 절감액으로 상품값을 더 깎을 정도로 집요했다.
월마트는 고속 성장을 거듭해 1970년대에는 미국 각지에 매장을 거느린 전국권 체인이 됐고, 현재는 전 세계 매출액 1위 기업이다. 작년 월마트 매출은 약 4천822억 달러(538조원)로 삼성전자(206조원)의 갑절이 넘는다. 중국과 브라질 등 27개국에 매장이 있고 직원 수는 220만 명에 이른다.
월마트는 서민 물가를 낮추고 첨단 물류 관리 기법을 전파하면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 '월마트 효과'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다. 반면 납품 업체에 원가 절감을 압박하고 직원들에게 혹독한 저임금·장시간 근무를 강요한다는 비판도 있다.
월마트의 최저가 전략은 유독 한국에서는 빛을 못 발했다. 1998년 한국에 진출해 16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채소 같은 신선 식품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의 취향을 등한시하는 실책 등으로 부진을 거듭했다. 월마트는 2006년 이마트에 매장을 넘기고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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