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양성 대학들, 세월호 참사후 외려 승선실습 줄여
한국해양대 제외한 6개 국립대서 운항거리 짧아져
(세종=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우수선원 육성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정작 관련 대학들의 상당수가 선박승선실습 운항거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1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목적대학의 선박승선 실습지원 사업에 예산 74억9천500만원이 편성됐지만 77.8%인 58억3천만원만 집행돼 불용률 22.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경대,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경상대, 전남대, 군산대, 제주대 등 7개 수산·해양계 국립대대학 중 6개교에서 선박승선실습 운항거리가 줄었다.
경상대의 실습선 새바다호는 2013년 7천7마일(1만1천276㎞)을 운항했지만, 지난해 5천618마일(9천41㎞)로 1천389마일(2천235㎞) 짧아졌다.
실습선 2척을 운행한 목포해양대는 항해거리가 452마일(727㎞) 축소됐다.
새누리호는 2013년 1만1천881마일(1만9천120㎞)에서 지난해 1만2천508마일(2만129㎞)로 627마일(1천9㎞) 늘었지만, 새유달호는 같은 기간 1만2천801마일(2만601㎞)에서 1만1천722마일(1만8천865㎞)로 1천79마일(1천736㎞) 감소했다.
이밖에 전남대 동백호는 지난해 항해거리가 3천316마일(5천337㎞)로 2013년보다 852마일(1천371㎞) 줄었고, 군산대 해림호는 238마일(383㎞), 제주대 아라호는 152마일(245㎞), 부경대 가야호는 78마일(126㎞) 각각 감소했다.
반면 한국해양대는 지난해 실습선의 해양거리가 크게 늘었다.
한바다호가 2013년 1만8천63마일(2만9천70㎞)에서 2만1천695마일(3만4천915㎞)로, 한나라호가 1만25마일(1만6천134㎞)에서 1만6천472마일(2만6천509㎞)로 각각 증가했다.
한국해양대를 제외한 6개 대학이 운항거리를 축소하는 것은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두루 갖춘 선원이 되려면 학생들의 선박승선실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7개 수산·해양계 대학의 전체 실습일수를 살펴보면 정박실습 1천424일, 항해실습 585일, 육상실습 546일로 정박실습일수가 전체의 55.7%나 된다.
박주선 의원은 "사고 등 위기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려면 학생들이 선박실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세월호 사건에 따른 선박안전 강화 등으로 항해거리가 축소됐다고 하지만 결국 한국해양대를 제외한 대학의 안전점검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내 수산·해양계열 대학 실습선 9척 가운데 6척은 건조된 지 20년이 넘는 노후 선박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 주관으로 작년 12월 실습선 공동건조 추진단이 발족해 대체 실습선의 건조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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