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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9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
멕시코인 경멸 트럼프에 멕시코 각계 '부글부글'
"미스유니버스대회 출전 안 해", "사업 관계 끊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멕시코 이민자가 온갖 범죄를 일으키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발언을 한 미국 부동산 재벌이자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공분이 가열되고 있다.
멕시코 미인대회사무국격인 '누에스트라 베예사'측은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후보를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스유니버스대회를 관장하는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를 소유하고 있다.
미스유니버스 출신이자 누에스트라 베예사 사무국장인 루비타 호네스는 트위터에서 "멕시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정말 불쾌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미스유니버스 출신으로서 볼 때,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각 국간 조화와 평화에 오랫동안 이바지해온 이 대회의 정신에 해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나 25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스페인어 지상파 TV방송인 유니비전은 다음 달 열리는 미스 USA 선발대회 중계를 보이콧하는 한편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와 관계도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멕시코의 통신 재벌이자 세계 2위 부자인 카를로스 슬림도 트럼프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슬림이 미국 유명 TV토크쇼 진행자였던 래리 킹과 공동으로 설립한 인터넷TV인 '오라 TV'는 트럼프와 함께 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슬림의 사위이자 오라 TV의 대변인인 아르투로 엘리아스는 성명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선을 넘었다.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과 일을 하면 제대로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위터 등 멕시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비난의 물결이 넘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미국과 접경한 도시인 레이노사에 작대기로 마구 때려 안에 든 과자를 꺼내 먹는 피냐타 인형이 트럼프의 모습으로 등장, '때려주고 싶은' 멕시코인들의 공분을 반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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