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가난한 유럽 이웃국가 "그리스, 남 탓 해선 안돼"

편집부 / 2015-06-30 17:57:27
△ (아테네 AP=연합뉴스) 그리스 정부의 은행 영업중단과 예금 인출제한 조치 속에 29일(현지시간) 아테네의 문닫힌, 내셔널 뱅크 지점 밖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은행영업 중단은 국민투표 시행일 다음날인 내달 6일까지 지속되지만 ATM을 통한 현금 인출은 이날 오후 재개됐다. 하루 인출 금액은 60유로(7만4천원)로 제한된다. bulls@yna.co.kr

<그리스 위기> 가난한 유럽 이웃국가 "그리스, 남 탓 해선 안돼"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채무불이행(디폴트)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대해 가난한 유럽 주변국들이 쌀쌀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 보도했다.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 등 부유한 북유럽 국가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기구뿐 아니라 가난한 동유럽 국가마저 외면하면서 그리스가 유럽에서 외톨이 신세가 됐다.







NYT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국가 가운데는 불가리아와 같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와 구소련 치하에서 수십 년간 빈곤을 경험한 발틱국가들이 있다고 전했다.

로젠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우리는 그리스인들보다 훨씬 가난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개혁을 추진했다.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풀어야지 EU나 다른 누구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이 국제채권단의 과도한 긴축 요구로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상하면서 연금을 더는 깎을 수 없다고 버텼을 때도 주변 반응은 차가웠다.

당시 리투아니아 재무장관은 "리투아니아 연금생활자들은 훨씬 적은 연금으로 살아간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바루파키스는 그리스인들은 그렇게 적게 받고는 살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국제 채권단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협상 막판에 그리스에 연금삭감 등 재정지출 감축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12년 리투아니아는 국민 1인당 연금으로 472유로(약 60만원)를, 불가리아는 257유로를 지급했다.

그리스는 2012년 이후 연금을 깎긴 했지만, 당시 1천625유로로 이들 국가보다는 훨씬 많았다.

시리자가 그리스는 인도적 참사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영국 리서치그룹인 오픈 유럽의 라울 루파렐 소장은 "시리자가 국민의 민주적 선택을 강조한 것은 맞지만, 유럽의 다른 정부도 자국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다는 점을 무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정부는 IMF 구제금융이 끝나는 이날까지 상환해야 하는 IMF 채무 16억 유로(약 2조원)를 갚지 못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익명의 그리스 관리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리스는 다음 달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그리스 이외 다른 국가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그리스 구제협상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쓰는데 질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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