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후손 한국 나들이
강원 화천군 초청으로 현지 장학생 3명 방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6·25 전쟁 때 유엔 연합국의 전공과 희생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머나먼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다.
에피오피아는 1951년 '엘리트' 부대인 황실근위대 '칵뉴(Kagnew)부대' 소속 6천37명을 한국에 파병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티오피아 두 나라가 연합군으로 참전했다.
1만㎞ 넘게 떨어진 낯선 땅에 보내진 칵뉴부대원들은 난생처음 경험하는 혹한에 떨면서도 황실근위대의 명예와 자부심으로 치열하게 싸워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대령 등 장교 6명을 포함, 122명이 전사하고 414명이 부상했다.
생존 귀환한 참전용사 중 일부는 귀국 후 아디스아바바에 정착, 한국촌(Korea Village)을 형성해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황제 통치기간에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1974년 12월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되면서 정권의 탄압이 가해지자 참전 사실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어려움을 겪었다.
17년 만에 공산정권이 무너지고 2000년대 이후 한국의 관심도 커지면서 칵뉴부대의 활약상이 조명을 받고 이들의 위상도 회복됐다.
현재까지 생존한 한국전 참전용사는 270명가량 된다.
화천군은 에티오피아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자 2009년부터 참전용사 후손의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현지 장학생 3명이 화천군의 초청을 받아 이달 22일 입국했다.
이들 현지 학생 3명과 국내로 유학온 대학생 2명 등 에티오피아 장학생 일행은 적근산 전투 전적비를 참배하는 등 할아버지들의 발자취가 남은 현장을 돌아본 데 이어 서울시내를 관광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30일 이들을 장관실로 초대해 격려했다.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참전용사들을 만난 정 장관은 칵뉴 부대원의 후손들이 방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
정종섭 장관은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6·25 참전용사의 후손 여러분을 이렇게 한국에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자랑스러운 선조의 뒤를 이어 나라 발전에 원동력에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자부는 다음달 열리는 '디엠지(DMZ) 통일열차여행'과 8월 강원도 철원의 '평화누리길 걷기행사'에도 한국에서 공부하는 에티오피아 유학생을 초청해 인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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