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기사업 놓고 美-유럽 10여년만에 또 '사생결단'

편집부 / 2015-06-30 08:44:40
F-15·라팔 전투기 이어 공중급유기까지 경쟁
△ 사진은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의 A330 MRTT(왼쪽)과 미국 보잉사의 KC-46A(오른쪽). 2014.11.23 << 에어버스.보잉사 제공 >> photo@yna.co.kr

한국 무기사업 놓고 美-유럽 10여년만에 또 '사생결단'

F-15·라팔 전투기 이어 공중급유기까지 경쟁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군의 대형 무기도입 사업의 수주를 놓고 미국과 유럽이 또 한 번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다.

사업비 1조4천억원대의 공중급유기 수주전에서 유럽 에어버스D&S의 A330 MRTT와 미국 보잉의 KC-46A가 마지막까지 양자 대결을 펼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30일 오후 기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공중급유기는 우리 공군 전투기의 작전반경을 넓히는 데 필수적인 전력이다.

현재 연료를 가득 채우고 완전 무장을 했을 경우 KF-16은 독도 상공에서 5~10여분, F-15K는 30여분 작전할 수 있다. 그러나 공중에서 공중급유를 받으면 1시간 이상 작전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놓고 유럽과 미국이 혈투를 벌인 대표적인 사례는 2000년 초반 차기전투기(F-X) 사업이었다.

사업비 5조8천억원으로 40대의 F-X를 도입한 이 사업에는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와 유럽 4개국 컨소시엄 유로파이터, 미국 보잉의 F-15K가 맞붙었다. 승자는 F-15K였다.

F-15K와 라팔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했으나 '한미 운용성'이란 평가항목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줘 결국 F-15K로 결정이 났다.

1단계 기종결정 평가결과 F-15K와 라팔이 오차범위 3% 안에 들어 `정책적 고려' 요인이 결정적인 2단계 평가에 들어가 한미동맹 관계에서 유리한 F-15K가 선정되면서 외압 시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미 F-15K 전투기 구매에 항의하는 누리꾼들이 대량으로 접속해 국방부 인터넷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공군시험평가단의 핵심 관계자가 구속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번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이 F-X사업 당시 구도와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측면이 너무 많다.

유럽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의 자료를 보면 공중급유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유류 탱크 용량과 관련, A330 MRTT는 11만1천㎏, KC-46은 9만6천㎏이다. A330 MRTT의 용량은 F-15K 21대, 미국 기종의 용량은 18대를 급유할 수 있다.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을 기준으로 하면 유럽 기종은 41대, 미국 기종은 18대를 급유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한미동맹이 고려 요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다.

무기 구매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대형 무기도입 사업 때만 되면 애초 평가 항목에 없던 한미동맹 고려 요소를 나중에 끼워넣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급유기의 기종 선정을 놓고 방위사업청도 이런 지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 기종 선정 작업은 잡음이 없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인지 바짝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공군과 방위사업청에서 평가해 내놓은 기종 평가 결과를 의결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들에게 사전에 기종 평가 결과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의 한 관계자는 "기종 선정 작업을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했다고 자부한다"면서 "평가 항목과 항목별 평가 점수 등을 자세히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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