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공원인데…' 문수체육공원 흡연 방치 '눈살'

편집부 / 2015-06-30 07:48:51
공원 웨딩홀 입구 재떨이까지 설치…"금연구역 지정 왜 했나"
△ 금연공원에 설치된 재떨이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휴일인 지난 28일 울산시 남구 문수축구장 웨딩홀을 찾은 시민이 스테인리스 재질의 공용 재떨이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문수체육공원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웨딩홀 근처에는 재떨이까지 설치된 채 흡연이 이뤄지고 있다. 2015.6.30 yongtae@yna.co.kr

'금연공원인데…' 문수체육공원 흡연 방치 '눈살'

공원 웨딩홀 입구 재떨이까지 설치…"금연구역 지정 왜 했나"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정모(39)씨는 휴일인 28일 오후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문수체육공원을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아들을 태운 자전거를 밀고 문수축구장 둘레를 걷던 중에 진한 담배 냄새를 맡은 것이다.

냄새를 풍긴 곳은 축구장 실내에 있는 웨딩홀로 통하는 출입구.

출입구 옆에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공용 재떨이 3개가 설치돼 있었고, 재떨이마다 2∼3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웨딩홀 출입구 옆 야외공간이 결혼식 하객들의 흡연실로 사용됐던 것이다.

아들에게 담배 연기가 갈까봐 서둘러 자리를 피했지만, 억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정씨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원에서 산책객이 오히려 담배 연기를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결혼식 손님의 흡연권도 필요하겠지만, 주말마다 어림잡아 수백 명이 담배를 피울 텐데 왜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울산시가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단속을 벌이는 등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금연구역인 문수체육공원 내 웨딩홀 주변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는 흡연을 방치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에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원은 울산대공원, 태화강대공원, 문화공원 등 8곳이며, 이 가운데 문수체육공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추가 지정됐다.

그러나 문수체육공원 내 웨딩홀 출입구에서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 6개월째 이처럼 집단적인 흡연이 이뤄지고 있다.

주말마다 수천 명의 하객이 몰리고 흡연자에게 일방적인 불편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흡연부스 설치 등 대책이 필요한 데도, 현재로선 재떨이까지 설치한 채 사실상 불법적인 흡연을 방조하는 셈이다.

문수체육공원을 자주 찾는 시민 홍모(35·여)씨는 "웨딩홀 흡연 문제를 알았을 텐데 금연구역으로 지정했고, 지정 이후로 지금까지 방치한 것은 결국 생색내기 행정 아니냐"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당 기관들은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못 내놓고 있다.

금연구역 정책을 총괄하는 울산시 관계자는 "문수체육공원은 금연구역이 맞지만, 해당 웨딩홀 주변이 (금연구역에)포함되는지는 관할 남구보건소에 확인해야 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웨딩홀 출입구 주변도)금연구역이 맞다"면서도 "결혼식 하객들에게 흡연을 위해 멀리 이동을 강요할 수도 없어 (흡연을)묵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별도 흡연부스를 설치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설치나 관리에 한계가 있다"면서 "차선책으로 담배 연기와 냄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정해 실외 흡연공간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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