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영국 음악축제 등장…자비·비폭력 역설
(서울=연합뉴스) 영국을 방문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28일(현지시간) 세계적 음악 축제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등장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잉글랜드 남부 서머싯에서 열린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참석, 여성 가수 패티 스미스의 소개로 '피라미드 스테이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은 싱어송 라이터인 패티 스미스와 그녀가 이끄는 밴드의 팬이라면서 "그 목소리와 몸 동작은 매우 아름답고 나를 고무시킨다. 내 자신은 이제 80살인데 당신들을 더 많이 닮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티 스미스는 이 자리에서 달라이 라마의 인류애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다음 달 6일 양력으로 80회 생일을 맞는 달라이 라마에게 생일 축하 케이크를 전하고 관객들과 함께 생일 축하곡을 열창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에 앞서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또다른 행사장인 '피스 가든'에서 1시간 동안 연설하면서 중동의 폭력사태 등을 거론하며 자비와 비폭력, 인류애 등을 역설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 연설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문제들은 우리가 만든 것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시리아와 이라크, 나이지리아에서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은 종교적 신념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죽이고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면서 "사랑과 관용, 용서의 메시지를 간직하라"고 촉구했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1970년 시작된 세계적 음악 축제로 올해는 이날 막을 내린 5일간의 행사에 17만 7천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은 페스티벌 주최 측이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자 달라이 라마가 이 축제 무대를 티베트 분리독립을 위한 활동 기회로 사용할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달라이 라마는 29일에는 영국 불교공동체센터(BCCUK)의 초청을 받아 영국군 기지가 있는 잉글랜드 남부 올더숏 지역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더숏에는 영국군에 복무하다 전역한 네팔의 구르카 전사를 중심으로 네팔 불교신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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