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국가들도 동성애자 권리에 눈길 돌려

편집부 / 2015-06-28 22:58:31
에콰도르 대통령, LGBT 대표들에 "차별에 맞서는 당신들 존경"
쿠바선 라울 카스트로 딸이 동성애자 권리신장 운동에 적극적
△ 지난달 9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딸이자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인 마리엘라가 개최한 동성애자 권리 신장 이벤트에서 한 동성애 커플이 입을 맞추고 있다.(EPA=연합뉴스DB)

중남미 좌파국가들도 동성애자 권리에 눈길 돌려

에콰도르 대통령, LGBT 대표들에 "차별에 맞서는 당신들 존경"

쿠바선 라울 카스트로 딸이 동성애자 권리신장 운동에 적극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미국과 대립하는 중남미의 좌파 국가들에서도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싹트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다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린 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27일 성소수자(LGBT) 단체 대표들을 만났다고 중남미 언론매체인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차별에 맞서는 당신들을 존경한다.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당신들로부터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작년 9월 처음으로 동성 커플도 정부가 발행하는 신분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됐다.

코레아 대통령은 집권한 뒤 성소수자 단체와 수시로 만나는가 하면, 경찰과 복지 분야에 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전국 341개 교육 기관에서도 학생들에게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성적인 성향이나 성 정체성과 관련한 범죄를 전담하는 수사팀을 별도로 설치해뒀다.

쿠바에서는 작년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외교 정상화를 발표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딸 마리엘라 카스트로가 동성애자와 성전환자의 권리 신장 운동에 적극적이다.

마라엘라 카스트로는 지난달 '세계 동성애자 및 성전환자 차별 반대의 날'을 맞아 이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상징적인 이벤트를 개최해 세계적인 시선을 끌었다.

쿠바 인민권력국가회의(국회) 의원이면서 국립성교육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마리엘라는 작년 6월 캐나다에서 토론토에서 동성애자 100쌍이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쿠바에서는 동성애 간 결혼이 불법이고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마리엘라는 자신이 펼치는 그러한 운동이 "쿠바에 문화적, 이데올로기적인 풍성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멕시코 연방대법원은 미국의 이번 결정에 앞서 지난 17일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혼인 생활의 목적이 출산이 아니라면 결혼은 이성 간의 결합이거나 오직 남자와 여자 간에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규정해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멕시코는 수도 멕시코시티를 포함해 킨타나 루, 콰일라 등 3개 주에서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나, 나머지 29개 주는 법원의 허락을 얻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해 사실상 금지되고 있다.

멕시코도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동성 결혼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법원의 결정이 있은 뒤 멕시코, 칠레 등지의 시내에서는 성소수자들이 모여 이를 환영하고 권리 신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중남미인들은 대다수가 동성애를 교리상으로 금기로 여기는 가톨릭 신도지만, 미국 대법원의 합헌 결정이 나온데다 최근 로마 교황청에도 이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권리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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