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이현진 기자]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그간 이 사고의 생존자로 알려졌던 신정아(43)씨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좋은 기억은 아니다"라며 "극복하려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부터 경기도 부천 석왕사 천상법당에서 이날까지 이어진 가수이자 화가 조영남(70)의 현대미술 전시회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의 작가와의 대화 자리에서였다.
이번 전시는 2007년 학력위조 파문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염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씨가 8년 만에 큐레이터로 복귀해 관심을 받았다.
신씨는 이날 삼풍참사와 관련한 참석기자의 질문에 "증세가 있다면, 내일모레 비 오는 정도를 몸으로 알 수 있다"며 "그것 정도 아니면 많이 극복했다"고 답했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선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잠깐 들어왔다가, (백화점이) 무너지기 몇 분 전 들어갔다가 하루 만에 구조됐다"며 "두 달 반 병원에 누워 있었는데 죽다가 살아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에겐 두 번 그런 일이 있었다"며 "그 첫 번째가 삼풍참사인데 건강이 안 좋아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행사가 끝난 뒤 "농담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으면 몸이 기억한다고 하지 않느냐"며 "후유증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힘든 일은 수감생활로 "두 번의 골병을 겪어 몸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한 것처럼 활동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인지에 대해선 "저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적합한 일이면 검토해서 조금씩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신씨는 2007년 당시 학력위조 사건과 관련된 공판에서 "1994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삼풍백화점 사고를 겪은 뒤 학업에 뜻이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선 조영남 특유의 입담에 장내는 웃음마당이 됐고, 기획자로 자리를 함께한 신씨는 행사를 진행하며 옆으로 물러나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를 먼저 잡은 신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이달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작가와의 대화가 연기됐다고 사과한 뒤 이번 전시는 "불교의 만(卍)자, 기독교 십자가를 통해 (종교의) 화해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조영남이 나와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신씨는 옆으로 물러났다.
그는 신씨에 대해선 "10년 전 알게 됐는데, 그땐 정말 예뻤다"고 운을 뗀 뒤 신씨의 스캔들을 거침없이 입에 올리기도 했다.
신씨를 지칭하며 "어느 날 스캔들을 일으키는데 정신이 없더라"고 말한 뒤 "감옥살이를 500일 넘게 했던가?"라고 말해 장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고 신씨는 고개를 약간 숙여 미소를 지었다.
이어진 관람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조강지처는 왜 버렸느냐"는 질문에 조영남은 "이유는 간단하다" 며 "내가 바람피워 그렇다 끝"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느냐는 질문에 "사랑은 후회 반, 후회 안 하는 거 반"이라고 말했다.
조영남의 전시는 부처님 오신 날과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이 운영하는 부천 외국인노동자의집 설립 20주년을 맞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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