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두 주인공 "오리지널 묘미 느낄 수 있어"

편집부 / 2015-06-28 08:35:23
미국 브로드웨이팀 내한…"초창기 무대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 뮤지컬 '시카고'의 테라 매클라우드-달리스 크로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2년만에 내한한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팀의 테라 매클라우드(왼쪽)와 달리스 크로만이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6.28 ksujin@yna.co.kr

'시카고' 두 주인공 "오리지널 묘미 느낄 수 있어"

미국 브로드웨이팀 내한…"초창기 무대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섹시한 여자가 나오는 작품을 누가 좋아하지 않겠어요."

지난 20일부터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카고'를 위해 내한한 뮤지컬 배우 테라 시 매클라우드(Terra C. MacLeod)와 딜리스 크로만(Dylis Croman)은 '시카고'가 19년째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잘 알려진 대로 '시카고'의 두 주인공은 남편과 동생을 살해한 뒤 교도소에 들어온 보드빌(통속적인 희극과 노래, 춤을 섞은 쇼) 배우 출신 벨마 켈리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불륜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코러스 걸 록시 하트다.

각각 벨마와 록시 역을 맡아 국내 무대에 선 매클라우드와 크로만은 지난 26일 숙소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귀에 감기는 음악, 시대나 장소를 뛰어넘어 통용되는 스토리, 무엇보다 섹시한 여성들이 출연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대나 장소를 뛰어넘는다"는 두 사람의 얘기처럼 국내서도 '시카고'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공연도 매번 흥행에 성공했지만 두 사람이 출연한 내한 공연도 '12년 만의 오리지널팀 내한'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요 티켓예매사이트에서 주간 판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대형 뮤지컬 작품 여러 편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른 상황에서 이처럼 높은 판매율을 기록 중인 것은 국내 관객들이 오리지널 무대에 거는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두 사람도 이런 한국 관객들의 기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매클라우드는 "다들 잘 아는 작품이다 보니 기대치가 높다. 한국 관객에게서도 그런 기대가 느껴진다"면서 "기대치에 걸맞은 수준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대본에 없는 즉흥 대사를 선보이거나 대사 일부를 한국어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이런 노력의 일부라고 이들은 소개했다.

두 사람은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 우리가 관객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만큼 관객들도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관객마다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는 다르지만 마지막에 관객들 표정을 보면 이 작품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이 안무가 밥 파시가 만든 초창기 무대에 가깝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오리지널 공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1975년 밥 파시가 만든 초연 무대와는 그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안무가 앤 레인킹이 원작 무대를 상당 부분 복원했다는 게 크로만의 설명이다.

크로만은 "앤 레인킹은 밥 파시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안무가다. 특히 '나우어데이즈'(Nowadays)나 '핫 허니 랙'(Hot Honey Rag) 같은 넘버는 초창기 무대를 그대로 되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연출 기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했다.

매클라우드는 "극 배경인 1900년대 초반에 사용하던 표현이 그대로 사용돼 그 시대 분위기가 대사에 담겨 있다. 또 일부 은어는 날 것 그대로 사용돼 번역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뉘앙스까지 전한다"며 "대사의 느낌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러면서 '시카고'가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지만 원작이 뮤지컬인 만큼 뮤지컬의 매력을 따라올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리처드 기어가 출연한 영화는 워낙 배우들이 유명해 작품에서의 역할보다 배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게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매클라우드는 "뮤지컬은 라이브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다. 관객들과 더 가깝게 만나 매 순간 다르게 재연되는 무대를 보여준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라고 강조했다.

매클라우드는 처음부터 '벨마' 역으로 시작해 '시카고'에만 12년째 출연 중인 베테랑 배우다.

역시 7년째 시카고에 출연 중인 크로만은 "벨마 역을 빼고는 안 해본 역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역할을 두루 섭렵했다.

그동안 족히 수천 번을 불러 지겨울법한 노래지만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은 '시카고'의 넘버가 주는 매력이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시카고'라고 하면 언뜻 '올 댓 재즈'(All That Jazz)가 먼저 떠오르지만 두 사람은 '나우어데이즈'(Nowadays)를 최고의 넘버로 손꼽았다.

시종일관 인기를 두고 다투던 벨마와 록시가 손잡고 함께 공연을 펼치는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곡이다.

두 사람은 이 곡에 작품의 메시지가 함축됐다고 말했다.

"라이벌 관계이던 벨마와 록시가 마지막에는 결국 서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손을 잡잖아요. 이처럼 마지막에는 누구와 함께할지 모르는 게 인생같습니다."(크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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