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38명 중 10명 신원확인…8명 영국인"
영국, 튀니지 테러에 충격…긴급안보회의 개최(종합)
'군인의 날' 기념행사 등에 경계 강화…여행객들 급히 귀국
튀니지 "38명 중 10명 신원확인…8명 영국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튀니지 휴양지 테러의 희생자 중 다수가 영국인으로 전해지면서 영국 정부가 총리 주재 긴급안보회의를 여는 등 추가 테러 위험에 대한 경계를 바짝 높였다.
특히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열리는 '군인의 날' 기념행사와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를 겨냥한 테러 위험에 대비해 경계 조치를 강화했다.
다만 정부는 두 번째로 높은 '심각함' 단계인 테러경계 단계는 유지했다.
여행업체들은 테러가 발생한 수스에 있는 여행객들을 급히 귀국시키는 한편 다음주 예정된 튀니지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긴급안보회의를 주재하기 전 기자들에게 배경을 설명하지 않은 채 군인의 날 기념행사들에서 보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과 보안당국은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 현장에도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간 더 선은 익명의 제보를 통해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겨냥한 테러 음모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긴급안보회의에서 테러 피해자들에 대한 후속조치와 추가 테러 위험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회의에선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한 튀니지 여행경보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머런 총리는 튀니지 테러 "희생자들 대부분이 영국인일 것이라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혀 영국민이 다수 사망했음을 시사했다.
튀니지 보건부는 지중해 휴양지 포트 엘 칸타오우이 호텔 해변에서 발생한 테러로 현재까지 영국인 8명과 벨기에 및 독일인 각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부 고위 관리인 나오우펠 솜라니는 28일 "시신 38구 중 10구의 신원이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앞서 하비브 에시드 튀니지 총리는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중 영국인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독일인과 벨기에인 순"이라고 밝혔으나 희생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여행업체들인 톰슨 에어웨이와 퍼스트 초이스는 현재 비행기 10대를 투입해 약 2천500명의 여행객들을 귀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여행업협회(ABTA)는 당시 2만명이 여행사 상품을 통해 튀니지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면서 이와 별도로 개별적으로 튀니지를 찾은 여행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테러가 발생한 수스 지역은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지난해42만명이 튀니지를 방문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튀니지 테러를 "유럽에 공포감을 주입하려는 의도"라고분석하고 "내전이 휩싸인 중동에서 여전히 여행산업이 번창하는 곳이어서 튀니지가 목표가 됐다"고 추측했다.
튀니지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돌아온 지하디스트(이슬람성전주의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튀니지에서는 지난 3월 18일에도 수도 튀니스의 국립바르도박물관에서 알카에다연계 단체의 총격 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21명을 포함해 22명이 숨졌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전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에 대해 "튀니지와 쿠웨이트, 프랑스 등에서 일어난 야만적인 테러 공격은 전 세계가 악랄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직면한 비극을 상기시킨다"고 강력 비난했다.
한편 에시드 총리는 테러범 세이페딘 레즈귀는 빈곤한 지역인 중부의 실리아나 지역의 가포 출신으로 카이로우안 대학에 다닌 바 있다고 설명했다.
IS는 트위터에 발표한 성명에서 칼리프의 전사가 IS의 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했다며 해당 전사의 이름이 '아부 야흐야 알카이라와니'라며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들이 처단한 사람 대부분이 칼리프 국가와 전쟁을 벌이는 십자군 동맹국의 국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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