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격리 해제 부산 좋은강안병원 '퇴원 자체가 행복'

편집부 / 2015-06-27 11:24:29
27일 0시 '해제'…첫날 100여명 퇴원 예상
△ 코호트격리 이겨낸 의료진과 환자의 포옹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부산시 수영구 좋은강안병원의 코호트격리가 27일 0시부터 해제됐다. 27일 오전 퇴원하는 환자와 의료진이 포옹하고 있다. 2015.6.27 pitbull@yna.co.kr

코호트격리 해제 부산 좋은강안병원 '퇴원 자체가 행복'

27일 0시 '해제'…첫날 100여명 퇴원 예상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집 밥이 먹고 싶어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부산시 수영구 좋은강안병원이 27일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0시를 기해 코호트격리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지난 2주간 환자, 보호자, 간병인 등 288명이 격리돼 있었다.

좋은강안병원(병원장 서우영)은 심야 이동의 위험 등을 고려해 오전 8시 전 마지막 회진을 하고 병원 출입문을 개방했다.

병원 측은 이날 100명이 넘는 인원이 퇴원할 것으로 파악했다.

서우영 원장은 전날 오후 9시께 병원 내 방송을 통해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높은 시민정신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환자들은 날이 밝으면 바로 귀가할 수 있도록 미리 퇴원 수속을 마쳤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자 병원 문을 나서는 환자와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퇴원한 환자 이규대(47)씨는 "창살 없는 감옥 같았는데 밖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식성이 까다로워 집밥이 그리웠는데 집 사람이 해주는 참치찌개가 가장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병원을 빠져나온 이중걸(62) 씨는 "기분이 상쾌하고 좋다"며 여러 차례 심호흡을 했다.

병원 측은 1층 출입문에 감사의 인사를 담은 플래카드를 걸고 병원 문을 나서는 모든 사람을 일일이 배웅했다.

플래카드에는 "부산시민의 힘을 보여주신 여러분! 퇴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환자들도 하나같이 동고동락한 의료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좋은강안병원은 코호트격리 해제로 외래환자 진료, 수술, 입원 등 모든 진료 활동을 정상화한다.

다만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을 고려해 출입구에서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발열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일반 병동과 분리된 선별진료소에서 진료한다.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인원에 대해서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서우영 병원장은 "갇혀 있는 게 상당한 고통인데 다들 잘 참고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우리 병원에 머물렀다는 것 때문에 '메르스 낙인'이 찍혀 마음고생을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은강안병원에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으로 혈액 투석 환자를 포함해 모두 239명이 외래진료를 접수했다. 평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병원 측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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