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헝가리 추진 국경 장벽은 베를린 장벽"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헝가리가 난민을 막으려고 세르비아 국경에 세우려는 장벽은 지금은 사라진 냉전 시대의 베를린 장벽이 될 것이라고 세르비아가 강력히 규탄했다.
세르비아의 이비차 다시치 외무장관은 25일 자국을 찾은 그리스 외무장관과 만난 후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책을 강구하라고 유럽연합(EU)에 촉구했다.
다시치 장관은 헝가리가 세우려는 국경 장벽을 베를린 장벽에 비유하며 "무너진 장벽 대신에 새 장벽이 건설되고 있다"며 "이 장벽이 과거의 것인지, 미래를 향한 것인지 EU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니코스 코트지아스 외무장관은 "헝가리가 장벽을 세우려는 데 분명하고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이 문제는 헝가리와 세르비아, 그리스의 문제가 아니라 EU 전체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코치아스 장관은 "EU가 세계의 모범이 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발칸 반도의 현재 문제를 방치한다면 발칸에서 외국인 혐오주의와 극우파들이 발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헝가리 정부는 세르비아와 접한 국경 175㎞에 높이 4m의 방벽을 치기로 하고 앞으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쟁과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의 난민들은 터키-불가리아를 거치거나 세르비아를 경유해 헝가리로 들어와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등지로 향한다.
이달 말까지 밀입국 난민들이 모두 6만명으로 작년 한 해 동안의 4만3천명을 훨씬 초과하고, 올해 전체로는 모두 13만명에 이를 것으로 헝가리 정부는 보고 있다.
EU 전체로 볼 때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전년보다 50% 늘어난 18만5천명에 이르고, 올해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유럽 중부에 있는 헝가리는 서유럽을 향한 난민들의 통로로 이용되는 바람에 "과도한 부담을 진다"며 불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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