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없는 유럽은 얼마나 초라한가' 英여왕 존재감 부각

편집부 / 2015-06-25 18:03:50
독일언론, 여왕의 정치적 효과 조명하며 의미 평가
△ Britain� Queen Elizabeth II, left, and Germany's Chancellor Angela Merkel shake hands as they meet in Germany's capital Berlin, Wednesday, June 24, 2015. Queen Elizabeth II and her husband Prince Philip are on an official visit to Germany until Friday, June 26. (AP Photo/Michael Sohn)

'영국없는 유럽은 얼마나 초라한가' 英여왕 존재감 부각

독일언론, 여왕의 정치적 효과 조명하며 의미 평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유력 진보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25일(현지시간) 1면 제호 바로 밑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전날 대통령실 방문록에 글을 쓰는 사진을 게재했다. 가로 23.5 ㎝에 세로 12.5㎝ 크기로 실린 사진 해설 제목은 '왕가의 인사'였다.

이에 질세라 보수 성향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여왕을 맞이하며 악수하는 사진을 역시 1면 제호 바로 밑에 실었다. 18㎝×12㎝로 다소 작았지만 하얀색 모자와 정장 차림의 여왕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비치고 붉은색 정장의 메르켈 뒷모습을 옮기면서 '조화로운 대조'라고 상단에 별도 제목을 달았다.

FAZ는 사진 밑 캡션에는 "(여)왕답게"라는 제목 아래 "엘리자베스 2세는 아우라가 있다"고 썼다.

독일 언론이 오는 26일까지 일정으로 독일을 찾은 여왕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고 그의 존재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왕가의 관광 브랜드적 요소의 흥미에 더해 '여왕의 정치'가 갖는 효과에 대한 관심도 섞였다.

때마침 여왕은 전날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마련한 만찬 연설에서 "유럽의 분열은 위험하다"며 공동의 노력의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왕은 "영국은 항상 대륙과 밀접히 연관돼 왔다"면서 "우리의 주된 초점이 세계의 다른 곳에 맞춰져 있을 때에도 우리 국민은 유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보수당 주도의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탈퇴 여부 국민투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그의 발언은 의미심장했다.

독일 언론은 여왕이 11년 만에 독일 국빈방문에 나선 데에는 그의 존재감을 통해 '영국 없는 유럽을 상상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중지 빌트는 "영국 외교의 비밀병기"라고 여왕의 역할을 규정하며 "영국이 없다면 유럽은 얼마나 보잘 것 없을지를 모든 이들에게 상기시키는 데 방독 목적이 있다"고 풀이했다.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여왕의 모든 제스처와 말은 독일, 영국, 유럽에 의미를 갖는다"면서 "비정치적 정치"라고 그의 행보를 비유했다.

FAZ는 나아가 "이번 방문 과정에서 영국의 국민투표 의제가 무시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그의 방독 전 메르켈 총리가 팟캐스트를 통해 영국의 EU 이탈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을 예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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