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하루 유동인구 1만5천명…시민 '불편'·상인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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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역 지하상가 출입통제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25일 경기도 의정부역 지하상가 배전실에서 침수 사고가 나 상가점포에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2015.6.25 suki@yna.co.kr |
19년 넘은 의정부역지하상가…침수·단전 '황당' 사고(종합2보)
15분 만에 배전실에 물 330t 쏟아져…"노후화 장비 관리 소홀"
평일 하루 유동인구 1만5천명…시민 '불편'·상인들 '울상'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경기도 의정부역 지하상가에서 때아닌 침수로 인해 상가점포 전체에 불이 꺼지고 종일 통행이 통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달로 19년이 넘은 지하상가의 배전실에 저수조 물이 쏟아져나와 어른 무릎 높이까지 침수됐다.
25일 오전 6시 19분 의정부역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지하 3층 배전실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직원이 문을 열고 배전실에 들어갔을 때까지만 해도 물은 신발 밑창을 적실 정도의 적은 양이었지만 15분도 채 안 돼 60㎝ 높이까지 차올랐다.
배전실 면적은 660㎡(약 200평)으로, 저수조에서 330t가량의 물이 샌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인력 32명과 장비 13대를 동원해 10시간 넘게 배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배수 작업는 이날 저녁이 지나서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배수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지하상가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 공급 재개까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 진단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 물에 젖은 각종 장비를 최소한의 위험도 없도록 바짝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건조 작업이 끝나더라도 변압기에 만약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수리나 교체를 하는 데 최소 5일이 소요된다고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했다.
관계자들은 "지하상가가 지어진 지 19년이 넘어가다 보니 장비가 노후화하고 관리도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의정부역지하상가의 현 관리업체인 동아건설산업주식회사는 경영난으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지하상가는 지하 3층 배전실, 지하 2층 주차장, 지하 1층 상가점포로 돼 있다.
다행히 상가점포가 배전실 위쪽에 있어 침수피해를 보진 않았지만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영업에 지장이 생겼다.
이날 신고를 받은 한전 측은 안전 우려로 전기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불이 꺼져 암흑이 된 지하상가는 모든 출입구가 통제 중이다.
총 650여개 점포가 입점한 의정부역지하상가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평일 기준 1만∼1만5천명, 주말 기준 3만명에 달한다.
하루 벌이가 시급한 상인들은 황당한 사고에 울상을 지었다.
송준석 상인회장은 "안 그래도 메르스 때문에 손님이 줄어 매출이 급감했는데 이런 사고까지 나서 정말 죽을 맛"이라면서 "최대한 빨리 복구를 해서 정상화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지하상가는 전철 1호선 의정부역 개찰구와도 연결돼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컸다.
시민 김모(29)씨는 "홍수로 난리가 난 것도 아닌데 침수사고라니 어이없다"면서 "어찌됐든 더 큰 사고가 안 나게끔 안전 관리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하상가 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들어 '저수조 자동밸브센서 오작동으로 물공급이 차단되지 않아 변전실이 침수돼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곳곳에 부착했다.
관계 당국은 복구 작업이 완전히 끝난 뒤 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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