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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3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경유해 외래·입원이 중단된 서울 강동성심병원 입구에 안내문이 게시 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173번째로 확진된 환자는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 환자와 접촉한 후 강동성심병원에 입원해 확진됐다"고 밝혔다. 2015.6.23 hkmpooh@yna.co.kr |
메르스 새 전장 강동·구리·평택…내달초까지 안심 못해
170·173·178번 환자 '주목'…방역 당국 통제 밖 증상발현 뒤 병원 전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증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세가 잠잠해졌지만, 방역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환자들이 잇따라 나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메르스의 새 싸움터는 서울 강동지역과 경기도 구리시, 평택시다. 각각 173번 환자(70·여), 170번 환자(77), 178번 환자(29)가 격리되기 전 활동했던 지역이다.
이들 3명은 방역 당국이 접촉자 관리에서 빠뜨렸던 사람들로, 증상발현 후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명을 통해 전파되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다음 달 2~5일이다. 만약 이들을 통한 집단 발병이 나타나면 진정세에 들어선 듯한 메르스 사태는 다시 새로운 국면에 빠지게 된다.
◇ 접촉자 2천명 이상…강동지역 병원 4곳 거친 173번 환자
3명 중 가장 많은 사람들과 접촉한 환자는 서울 강동지역의 173번 환자이며 유행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곳은 강동성심병원이다.
173번 환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을 돌보는 활동보조인이다. 지난 5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다가 76번 환자(75·여)와 접촉했지만,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는 파악이 안됐었다.
이 환자에게서 발열, 근육통, 기침 등의 증상이 발현된 것은 10일께다. 이후 목차수내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강동신경외과를 차례로 방문했고 17일에는 강동성심병원에 입원했다. 그사이 한의원 1곳과 약국 4곳을 들르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증상 발현 후 9일이 지난 18일께 이 환자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 환자는 안타깝게도 24일 치료 중 숨졌다.
증상 발현 후 활동한 기간이 긴데다 방역 당국이 환자의 존재를 늦게 알아챈 까닭에 173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파악한 것으로만 2천135명이나 된다.
173번 환자를 통한 추가 감염자는 대형 병원인 강동성심병원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환자는 이 병원에 입원 중 폐렴 증상을 보였으며 확진 전 상태가 악화돼 기도삽관도 했다.
폐렴은 그간 국내 메르스 슈퍼전파자가 보인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다. 기도삽관은 에어로졸에 의한 공기 감염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역 당국이 173번 환자의 존재를 파악한 것으로 밝힌 시점인 18일부터 격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가정한다면, 이 환자로부터 전파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7월 2일이 된다.
◇ 확진 전 구리 재활병원 들른 70번 환자
179번 환자는 지난 6일 건국대병원에서 76번 환자(75·여)에 노출됐지만 76번 환자와 멀리 떨어진 병실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방역당국이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던 사람이다.
이 환자의 메르스 증상 발현 추정일은 20일이다. 증상발현을 즈음해 19일 구리의 카이저재활병원에 입원했으며 20일에는 구리시의 속편한내과를 방문해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이어 같은 날 한양대 구리병원을 내원했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양대 구리병원은 환자를 선별진료소에서 격리한 채 검사해 감염 전파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이 환자를 통한 추가 전파 가능성이 큰 곳은 카이저재활병원이다. 재활병원의 특성상 면역력이 약한 노인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병원이 있는 건물은 특히 예식장, 은행, 고용센터, 키즈카페, 페밀리 레스토랑 등이 입주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방역당국은 일단 카이저재활병원에 대해서는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6명을 비롯한 병원 입원 환자 전체를 1인실에서, 병원 방문자와 의료진, 간호사, 보호자 등을 자택에서 각각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179번 환자가 격리된 날은 20일로, 이 환자로부터 누군가가 메르스에 옮았다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최장잠복기는 다음달 4일이다.
◇ 평택, 다시 유행지 될까…증상발현 후 6일간 일상생활 178번 환자
평택 지역은 평택성모병원에서의 메르스 유행이 종식되며 한때 안정을 되찾았지만 증상 발현 이후 6일간 일상생활을 했던 178번 환자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다시 유행지가 될 우려가 제기된다.
이 환자는 특히 감염경로가 명확치 않아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로 전파된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도 있다.
178번 환자는 지난달 18~29일 평택성모병원 7층 병동에 입원했다가 평택박애병원으로 이송돼 지난 6일까지 이 병원에 있던 아버지(62)를 병간호했다.
아버지는 지난 6일 간암으로 사망했는데, 1차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최종 판정은 실시되지 못했다.
방역 당국은 일단 이 환자가 아버지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 환자는 16일 증상 발현 후 21일까지 엿새 동안 평택박애병원 3차례, 평택새우리의원 2차례를 찾았다. 건설노동자인 이 환자는 이 기간 건설현장에도 하루 나가기도 했다.
이 환자로부터 전파되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7월 5일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평택박애병원에서의 감염경로와 발병 후 노출됐던 병원, 직장에서의 접촉자 등 2개의 축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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