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야구 결승서 한국에 패한 미 시카고팀, 소송제기

편집부 / 2015-06-25 13:49:26
빈민가 흑인 아동 13명 백악관 초청받는 등 한때 '영웅'
△ 자격 박탈 소식에 고개를 떨군 시카고 재키로빈슨웨스트팀 선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리틀야구 결승서 한국에 패한 미 시카고팀, 소송제기

빈민가 흑인 아동 13명 백악관 초청받는 등 한때 '영웅'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지난해 미국 '리틀리그 인터내셔널'이 주최한 유소년 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한국 대표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시카고 재키로빈슨웨스트(JRW)팀이 선수 거주지 규정 위반으로 자격을 박탈당한 지 4개월 만에 대회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4일(현지시간) 시카고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리틀리그 인터내셔널 측이 자격 박탈의 근거로 사용한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법원 명령으로 이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소송 대행을 맡은 빅터 헨더슨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위의 결정에 영향을 준 모든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조직위가 제보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고 다른 팀 관련 자료도 확인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헨더스 변호사는 "일부 선수들이 해당 구역 밖에 거주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역 변경에 따른 혼란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며 "조직위가 매 경기 시작 전 선수 자격 관련 서류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종 문제가 개입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부 그렇다"고 답했다.

시카고 남부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JRW팀은 13명의 선수와 코칭 스태프 모두 흑인으로 구성돼있다.

JRW팀은 작년 8월 펜실베니아 주 윌리엄스포트에서 열린 제 68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대회에 오대호 지구 챔피언으로 출전, 라스베이거스 마운틴리지팀을 꺾고 미국 챔피언이 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결승에서 한국에 져 준우승에 그쳤으나 "가난과 총기폭력으로 얼룩진 시카고 남부에 희망을 안긴 영웅"으로 칭송됐고 백악관에 초청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지난 2월 JRW의 미국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했다. 세계대회 준우승 자격과 오대호 지구 챔피언 타이틀도 함께 소멸됐으며, 감독은 활동 정지 처분되고 소속 지구 총책은 해임됐다.

당시 조직위는 JRW가 시카고 남부 대표팀이라는 속성을 어기고 교외도시 선수들을 영입해 뛰게 했다며 "팀과 소속 지구 운영자들이 관련 규정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유소년 스포츠가 일부 어른들의 행동으로 오염되는 일이 더이상 없도록 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어린 선수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이번 사태는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에버그린파크 유소년 야구팀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에버그린파크팀 역시 시카고 선수들을 역으로 영입한 사례가 드러나고, 선수 거주지 위반 사례가 유소년 야구계에 드물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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