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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등 전염병 치료는 의사의 숙명" (성남=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 병원 부원장이자 암센터 간이식 팀의 한호성 교수가 지난 20일 성공적으로 진행된 메르스 능동감시자의 간이식 수술에 대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5.6.24 zorba@yna.co.kr |
"방호복 입고 간이식 수술은 처음…간호사는 탈진"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메르스 능동감시자 회복 중
(성남=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그동안 수많은 간이식 수술을 했지만 방호복을 입고 한 적은 없었는데 땀이 비 오듯 나고 습기가 차 평소보다 몇 배 힘들었습니다"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 병원 부원장이자 암센터 간이식팀의 한호성 교수는 지난 20일 집도한 A(72·여)씨의 간이식 수술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A씨 수술 전날인 19일 저녁 서울삼성병원으로부터 "간경화를 앓는 환자의 상태가 나빠졌는데 대규모의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여력이 없으니 간이식 수술을 대신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서울삼성병원을 다니던 환자로 지난 1일에도 이 병문을 외래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상황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삼성병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날 오후 2시부터 7시간 동안 음압시설이 설치된 수술실에서 뇌사자의 간을 A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에는 한 교수를 비롯해 의사 6명, 간호사 3명이 참여했고 다른 간호사 3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술실 밖에서 대기했다.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해 수술복과 방호복, 수술가운 등 세 겹을 껴입고 세 켤레의 장갑에 보호안경, N95마스크까지 착용한 의료진이 수술을 시작한 지 4시간가량 지났을 때 간호사 1명이 수술실 바닥에 쓰러져 대기하던 간호사가 긴급 투입됐다.
한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의 분투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날 듯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A씨는 현재 격리된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며 2차례 진행된 메르스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한 교수는 "방호복을 입고하는 수술은 모두 처음이라 적응이 안되고 힘이 들었는데 간호사 1명이 결국 탈진했다"며 "그래도 수술이 잘 끝나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저질환이 심한 확진자 2명이 다른 병원에서 이송돼 격리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이렇게 이송되는 확진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2개 병동을 비워놓고 1곳은 확진자, 1곳은 전담 의료진이 머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분당서울대병원 의사 감염설 등 유언비어가 떠돌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 교수는 "최근 우리 병원 의사들이 즐겨 찾던 식당으로부터 당분간 오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메르스 뿐만 아니라 전염성이 강한 한센병, 아프리카 토착병 등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숙명"이라며 "두려움이 없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A씨와 같은 환자들을 위해 수술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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