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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시의회서 이야기하는 지방의원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새누리당의 청주시 새 상징마크(CI) 단독 처리에 반발해 온 청주시의회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새누리당 소속 김병국 의장(오른쪽) 22일 오전 청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이날 개회하는 제1회 정례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5.6.22 vodcast@yna.co.kr |
난장판 된 청주시의회…CI가 뭐길래 여야 충돌했나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초당적 협조를 통해 화합 속의 통합시를 만들어 가자던 초대 통합 청주시의회가 새 청주시 상징마크(CI)를 싸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이 새누리당 소속 김병국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본회의장을 점검하고 김 의장이 타협 불가를 천명하면서 통합 시의회는 개원 1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7명은 22일 오전 10시부터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하고 있다. 올해 제1회 정례회 개회를 막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야가 합의하면 CI를 다시 바꿀 수 있다는 이승훈 시장이 입장을 밝혔음에도 김 의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김 의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의 예상치 못한 단상 점거로 정례회 일정은 파행을 빚게 됐다.
새누리당 의원 21명은 본회의 개회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입장했지만, 새정치연합이 김 의장의 의장석 접근을 물리적으로 봉쇄하면서 본회의 개회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새정치연합과 김 의장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정례회 파행 사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이 이날 "내 임기 중에 CI와 관련한 타협은 없다"고 못 박은 데 대해 새정치연합이 '강경 투쟁'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의회의 'CI 갈등' 사태의 원인은 이승훈 시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제공했다.
용역을 통해 CI 다양한 안을 개발한 뒤 전문가 등이 참여한 심의위원회를 가동해 '씨앗 모양'의 현 CI를 확정했다.
새 CI는 시민 다수와 각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졸속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CI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가 아닌데도 집행부가 7월 1일 통합시 출범식 때 선포하려고 조례안을 밀어붙였다는 데 있다.
애초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던 새 CI는 상임위원회(기획경제위원회) 여야 합의로 부결됐다.
이랬던 것을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이 부의 요구해 본회장에 상정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
사실 이 시장이 김 의장 등과 협의해 새 CI가 급한 사업이 아닌 만큼 내부 보완 과정을 거쳐 조례안을 다시 올리겠다고 했으면 탈이 나지 않았을 일이다.
그런데 이 시장은 새누리당 측에 조례안 처리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CI 조례안은 지난달 22일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처리됐다.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의 일부 반대 정서에 주목해 무기명 투표를 요구했으나, 김 의장은 전자투표를 선택했다. 전자 표결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찬성했다.
새정치연합은 이후 새 CI 개발 과정에서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 새 CI가 청주를 제대로 상징하지 못하는 점, 새 CI 조례안 처리 과정에서 의회민주주의가 훼손된 점 등을 들어 의회 보직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해 왔다.
이 CI 조례는 이미 공포됐다. 집행부는 여야 갈등에 따라 내부 문서 등에 한해서 새 CI를 사용하고 있다. 돈이 많이 드는 외부 시설물에 대한 새 CI 적용은 보류하고 있다.
시의회 여야가 CI를 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집행부 조직개편안, 2014년도 예산 결산 등 중요 의안을 다룰 이번 정례회는 안갯속 국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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