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이 있는 등굣길·다혼디 배움학교 서서히 안착
![]() |
△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1일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5.6.21 bjc@yna.co.kr |
<교육감 취임 1년> 제주교육행정 '안정 속 변화 모색'
고교체제 개편 등 굵직한 공약 가시적 성과 '아직은'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다혼디 배움학교 서서히 안착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석문 제주교육감 취임 이후 제주교육에는 전에 없던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지부장을 지낸 이 교육감은 진보 성향의 인사로는 처음으로 제주교육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양성언 전 교육감이 내리 3선을 하며 교육행정에 큰 변화가 없었던 터라 이 교육감 취임 이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급진적 정책 추진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큰 마찰은 빚어지지 않는 등 지난 1년간의 제주 교육행정에 대해서는 안정을 찾으며 변화를 모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교육감의 제1공약은 고교체제 개편이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고입 경쟁이 치열하다. "중3이 고3보다 학업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치열한 경쟁구조로 아이들의 건강과 잠재력을 소진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경쟁과 서열 중심의 교육문화를 협력과 배려의 교육문화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듯 현행 고입 제도를 개선하고 고교체제를 개편, 아이들이 적어도 중학교까지는 심신을 건강히 하고 독서습관을 기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고교체제 개편 심의위원회가 구성됐으며 연구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안에 개편안을 마련해 2017년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 교육감은 읍·면 고교를 활성화하고 특성화고 취업률을 높여 '학생들이 선택하는 학교'로 만들면 학생들이 적성에 따라 고교에 진학할 수 있고 고입 경쟁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교체제 개편 용역 중간보고에서 개편 방안의 윤곽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아 부실 용역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역시 이 교육감이 각별히 신경 쓰는 정책이다.
정부는 교원 정원 감축 및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교육감은 작은학교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해 500명이 넘는 초등학생이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오고 있으며 대표적인 작은학교 활성화 정책인 제주형 혁신학교 '다혼디 배움학교' 모델이 안착, 확산한다면 학급당 학생 수가 선진국 수준인 작은학교에서 국제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꿈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교육감은 "다혼디 배움학교 입학 문의가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며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젊은 학부모가 많은 만큼 교육청과 도, 도의회, 지역사회가 협력해 거주여건을 마련해준다면 학교도 활성화되고 지역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등교를 늦춰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고 등교하도록 하는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 시행된 지도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등교 전 10∼30분, 많게는 1시간가량 여유가 생긴 것이지만 잠을 좀 더 자거나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다.
맞벌이하는 학부모의 걱정을 덜기 위해 각 학교에 일찍 등교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으며 버스 배차시간 문제도 도청, 운수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해결했다.
지난 1년간 큰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유독 노조와의 갈등이 많이 드러났다.
이 교육감 취임 후 교육청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교육청 인력을 일부 줄여 학교현장에 배치하려 하자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했다.
갈등은 수개월간 계속되다가 인력 재배치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지며 일단락됐다.
도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오랜 협의 끝에 지난 3월 처음으로 임금협약을 체결했으나 노조에서는 급식비 등에서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 교육감은 앞으로 역점 추진할 정책으로 교육 중심 학교시스템 구축, 고교체제 개편, 다혼디 배움학교 안착 및 확산 등을 꼽았다.
올해는 어린이날 전국 시·도교육감이 선포한 어린이 놀이헌장 내용처럼 아이들의 놀 권리와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