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년 이재정 경기교육감

편집부 / 2015-06-21 06:31:41
"세월호에서 메르스까지 1년…학생 위기 대응력 키워야"
"4·16교육체제 연구 도전적…내년초 실천방향 나올 것"
△ 취임 1년 맞은 이재정 경기교육감 (수원=연합뉴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1년을 앞두고 21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충분히 교육을 해서 스스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학생 안전과 보건에 관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2015.6.21 <<경기도교육청>> ktkim@yna.co.kr

<인터뷰> 취임 1년 이재정 경기교육감

"세월호에서 메르스까지 1년…학생 위기 대응력 키워야"

"4·16교육체제 연구 도전적…내년초 실천방향 나올 것"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다음 달 1일 취임 1년을 맞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왔다. 1년 전과 비슷한 상황을 메르스로 다시 경험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 교육감은 "경기도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안전 시스템을 조직하고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중심·다양성 존중·대입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4·16교육체제' 확립, 지역사회와 학교가 연대하는 '마을교육공동체' 등 남은 임기 동안 펼쳐갈 사업을 설명하는 교육감의 눈빛은 청년의 그것처럼 시종일관 반짝거렸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취임 1년 소감은.

▲ (1년을 겪어보니) 우리 교육이 5가지 이유로 총체적 어려움에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첫째는 자율성의 문제다. 모든 것이 통제·지침·지시·관리·감독에 있다 보니 마치 철조망 속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로 교육 방향의 문제다. 행복한 삶을 살고 미래의 꿈을 갖고 사는 게 교육이어야 하는데 학생을 통째로 대학입시로 몰아가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셋째로 학생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넷째로 교육재정의 문제다.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풀어갈 과제다. 마지막으로 교육행정기관의 효율성 문제다. 일반행정직과 전문직으로 구성된 도교육청과 각 교육지원청이 과연 효율적인가에 문제의식이 있다.

--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겪었다. 학생 안전을 위한 교육청의 책임, 앞으로의 역할은 무엇인가.

▲ 1년 전 세월호와 비슷한 경험이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선장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 사고가 났다. 구조하는 과정에서도 골든타임을 놓쳤고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똑같은 반복이다. 첫 번째 환자에 대해 확실하게 대처하지 못해 골든타임 무너졌다. 정보를 전혀 발표하지 않으니까 의혹만 늘었다. (학생 안전을 위해서) 하나는 학교 내 감염병을 관리하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지역별로 확보된 전문가 네트워크를 갖고 대처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위급상황에서 지방과 중앙, 지방과 지방 간 의사소통 구조가 짜여야 한다. 세 번째로는 예방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휴업하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휴업 중 학생들이 전염병의 특성은 무엇인지,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세월호를 겪고 안전지원국을 새롭게 조직했다. 메르스 상황에 잘 대처했다고 평가하나.

▲ 안전에 관한 모든 것을 정책화하고 가동하는 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정착이 안 된 상태다. (메르스 대응 면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다. 두 차례 안전지원국장 공모했는데 실패했다. 안전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지휘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을 구했는데 안됐다. 내부에서 인재를 발굴해 임명하든지 내부공모 할 생각이다.

-- 핵심 사업인 마을교육공동체의 진전은.

▲ (마을교육공동체의 세부사업 중 하나인) 교육자원봉사센터는 은퇴 교직원, 학부모 등 지역사회의 인재를 발굴해 학교 내 선생님들의 행정업무 50%를 경감하는 게 제 목표다. (또 다른 사업인) 꿈의 학교는 지난 4월에 사업자를 공모, 최종 51개 학교를 발표했다. (현재는 꿈의 학교에 다닐)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학생들이 얼마만큼 주도적으로 학교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꿈의 학교 성공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학생이 원하고 꿈꾸는 학교를 학생들로부터 모집할 계획이다.

-- 세월호 참사 1년이 흘렀다. 무엇을 고민하고 있나.

▲ 참사의 교훈을 통해서 교육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느냐는 우리의 과제다. 4.16 교육체제 연구는 방대한 주제를 담고 도전적으로 가고 있다. 내년 초쯤 실천 방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윤곽은 첫째로 교육자치에 걸맞은 체제, 두 번째는 교육의 다양성 살리는 방법, 세 번째는 성적중심이 아닌 역량중심의 교육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 등이다.

-- 아쉬운 점은 없나.

▲ 경기도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충분히 현장을 돌아볼 수 없었다. 31개 시·군을 돌면서 지역별 현안 협의회를 했는데 바닥으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6월 이후 두 번째 현안 협의회를 하는데, 더욱더 바닥의 이야기를 의제로 갖고 토론할 것이다.

-- 지난 1년 본인의 교육행정 수행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

▲ 한 언론사가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전국 17명 교육감 가운데 16등이다. 이것은 60점 미만, 낙제점수다. 어떻게 하면 낙제를 면할까 고민하고 있다. 내가 나를 평가해도 큰 차이가 없다. C학점, 70점 정도이다. (임기가) 진행 중이라 평가를 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며, 재정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 중요한 전제는 교육복지를 어디까지 가져갈 것이냐는 것이다. 또 교육복지를 내걸었을 땐 교육재정에 대한 산출이 먼저 되어야 한다. 누리과정의 경우 시도가 담당하는 부분(어린이집)이 있고 우리(유치원)가 담당하는 부분이 있으니 지자체도 45:55(유치원:어린이집) 비율로 (예산을) 분담하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인 교육비를 국내총생산(GDP)의 6%로 상향해야 한다.

--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 방침에 따라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추진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앞으로 학교 통폐합 문제를 어떻게 진행해 나갈 계획인가.

▲ 학교 통폐합은 교육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학교 통폐합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1+1=1'이 아니라 '1+1=2,3,4…'가 되어야 한다. 교원인사 문제는, 학교 소속이 아니라 지역 내 여러 학교에서 담당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풀단으로 교사를 공유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고등학교의 경우 선택과목제도 고려할 수 있다. 공통과목을 운영해 한학교에 가서 함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교과목과 교수 운영에 유연성을 준다면 교사 부족문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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