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통폐합 '의견 충분히 반영'…천안 고교평준화 성공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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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교육감 취임 1년 인터뷰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김지철 충남 교육감이 21일 취임 1년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15.6.21 <<충남교육청>> youngs@yna.co.kr |
<인터뷰> 취임 1년 김지철 충남교육감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충남교육을 만들 터"
학교통폐합 '의견 충분히 반영'…천안 고교평준화 성공 시행
(홍성=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21일 "학생 중심 충남교육은 참학력 신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충남교육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취임 1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1년은 학생 중심의 충남교육 기틀을 다지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누리과정 예산"이라며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누리과정 등 국가 정책 사업은 반드시 별도의 재원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학교 살리기와 통폐합 문제는 교육 수요자와 지역 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하고 내년부터 도입되는 천안지역 고교평준화를 잘 준비해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은.
▲ 충남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갈구하는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가족과 도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공동체와 더 넓게 더 깊게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충남교육의 변화와 혁신은 참여와 소통으로부터 시작한다. 또 지난 1년은 학생 중심의 충남교육 기틀을 다지는 한 해였다.
-- 지난 1년 본인의 교육행정 수행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 도민들께서 80점은 넘게 주시리라 생각한다. 충남교육에 대한 도민의 실망은 '비리교육청'이라는 오명 때문이었다. 10년 가까이 되풀이되는 교육 비리로 충남교육은 심각한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취임 일성도 비리척결, 청정 충남교육이었다. 비리교육청이라는 멍에를 벗어나기 위해 충남의 모든 교직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청렴을 다져왔다. 청렴하고 공정한 교육행정을 펼치기 위해서 고위 공직자부터 청렴을 솔선하는 청렴리더십 강화, 익명으로접수하는교육감 신문고, 교육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부패방지와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청렴의 의미를 소극적 비리근절 수준을 넘어 투명한 행정, 불합리한 관행 개선, 친절과 봉사, 적극적인 업무추진 등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해 실천했다. 이러한 성과를 도민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며, 재정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누리과정 예산이다. 현재 충남은 유치원 665억원, 어린이집 1천80억원 등 1천74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민간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은 지방교육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방교육청은 교실환경개선 등 보통교육에 투자할 예산을 삭감해 누리과정에 투입하는 실정이다. 올해 교육부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 때 학생수 비중에 따라 시·도에 차등 배분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수는 많으나,학생 수가 적은 도지역 교육청은 재정여건이 더 악화되리라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포함하기 위한 법규 정비를 추진하고 있어 재정압박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재정난은 교육예산 편성의 자율권을 제한하고 교수·학습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지방교육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지난해 지방교육재정난 해소를 위해 교육활동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40여개 사업을 폐지·축소했고, 올해에도 사업 일몰제 시행, 폐지와 규모 축소 등을 통해 재원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정난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현재의 내국세 총액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비율을 25.27%로 상향해야 한다. 그리고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누리과정 등국가정책 사업은 반드시 별도의 재원을 지원해 줘야 한다.
-- 교육부의 교원 정원 감축 방침에 따라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추진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학교 통폐합 문제를 어떻게 진행해 나갈 계획인가?
▲ 작은 학교 살리기와 통폐합 문제는 교육 수요자와 지역 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하려 한다. 저출산과 도심지역 인구 집중에 따른 농어촌 학생 수 감소로 충남지역의 소규모 학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현재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초등학교의 38%, 중학교의 24%에 달하고 있다. 4년 후인 2019년 충남의 학생 수는 지금보다 2만1천여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기회균등,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충남도의회 의원 발의로 '충청남도 작은 학교 지원 조례'가 제정돼 학생 수 5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 대한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농업·농촌 가치 반영 농촌형 교육과정, 문화체험 위주 연중 주말학교, 농어촌학교 통학차량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초등학교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전입 희망 학구제 완화를 중학교에도 적용해 도심 지역 학생들이 자유롭게 읍·면 단위 농어촌 학교로 전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부모 60% 이상의 찬성과 학교장 요청으로 올해 3개교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 내년부터 천안지역에 고교평준화 제도가 다시 시행되는데, 준비 상황은.
▲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준비를 위해 2013년 3월부터 고교평준화 추진단을 운영해 왔다.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 학생배정방법 연구, 통학여건 개선, 교원의 역량 강화 등의 준비를 했다. 지난 3월 조례개정 이후에 각 영역 전담인력을 갖춘 고교평준화 실무추진단을 조직해 평준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4억원의 특별예산을 편성, 교육여건이 어려운 학교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하고 있다. 통학여건 개선을 위해1만여명의 평준화 대상 고등학교 1, 2학년 전원에 대해 통학여건을 조사 분석 중이다. 우수교원 확보, 천안·아산지역 고입 안정화 대책, 평준화 제외 학교에 대한 교육력 신장 등의 다양한 정책도 추진 중이다.
-- 고교평준화 학교배정방법 결정은.
▲ 지난 3월부터 고교평준화와 관련한 현장 의견수렴을 위해 300명의 학생, 학부모, 교원, 시민단체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도의원, 시의원, 천안시청, 언론사 기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상설협의체를 정례화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배정방법 연구와 관련해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에 위탁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연구팀에서 전국의 사례조사를 통해 천안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4개안을 만들어 검토하고 있다. 각 안들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위해 8천200여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학부모 전원과 2천600여명의 중·고등학교 교원 전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끝냈다.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면담, 5차례의 자문단 회의, 공청회와 권역별 의견수렴회, 찾아가는 의견수렴회 등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학생배정방법을 찾아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둘 시책은.
▲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충남교육을 만들려고 한다. 학생 중심 충남교육은 참학력 신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충남교육이 추구하는 공부는 꿈과 끼를 살리는 공부, 삶과 앎이 일치하는 공부,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공부, 세계와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이다. 이러한 공부는 미래역량을 키우는 일에서 시작한다. 미래 역량은 자기주도 학습능력,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다. 수능을 비롯한 대학입시 역시 이런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래역량을 키우는 일은 배움이 즐거운 수업혁신을 통해 가능하다. 수업혁신은 교사들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거꾸로 교실', '배움의 공동체' 등 자발적인 교사 학습 모임을 적극 지원하려고 한다. 그리고 교사 학습공동체를 확대 운영하려고 한다. 진로진학교육도 강화하려고 한다. 충남진로교육지원센터 운영을 강화해 학교현장의 진로교육을내실화하고, 진로체험을 다양화하겠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 또한 대학진학지도지원단을 확대 강화하고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수시와 정시의 대학입시정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팀을 구성할 것이다. 이러한 진로진학교육을 총괄하는 '진로진학부'를 신설하려고 한다. 수업혁신, 교육과정 혁신, 학교문화 혁신 등 학교혁신운동을 더욱 힘차게 추진할 것이다. 학교혁신은 충남교육이 성장하는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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