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공동체 신촌'을 상상하다…연대 이색 강의

편집부 / 2015-06-21 06:01:01
지자체가 학생 프로젝트 지원…서대문구 시책에 반영 예정

대학생들 '공동체 신촌'을 상상하다…연대 이색 강의

지자체가 학생 프로젝트 지원…서대문구 시책에 반영 예정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신촌은 많은 대학생이 사는 지역이지만 그들에겐 그저 '지나치는 공간'일 뿐입니다. 신촌에 주민등록된 사람들뿐 아니라 그곳을 늘 이용하는 대학생들에게도 주민의식과 소속감을 갖게 해야 합니다."

19일 오후 서대문구 창천교회 맑은내홀이 대학생들의 열띤 발표와 토론 공간으로 잠시 변신했다.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용찬 교수의 강의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와 커뮤니티'를 들은 대학생 48명이 '신촌'을 주제로 다양한 내용의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던 것.

수강생들은 한 학기 동안 소셜 미디어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서비스들이 도시공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론적으로 배웠다. 이날은 종강식을 겸해 그 이론을 신촌이라는 실제 공간에 적용해보는 조별 프로젝트 발표 시간이다.

김용찬 교수는 21일 "신촌에 대학생들이 많지만 이미 만들어진 공간을 단순히 이용하는 수준일 뿐 지역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은 부족하다"며 "신촌의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이 공간의 주체가 되어 고민하고 상상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이번 수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4명씩 12개 조로 나뉜 수강생들은 신촌을 '도시 산책자들을 위한 공간', '낯선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간', '공유지로서의 공간', '공론장으로서의 공간'으로 규정하면서 신촌이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했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이다 보니 발표회에서 수강생들은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수강생 중 4조는 지역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성원들의 유대감과 만남, 상호이해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앱은 신촌지역 대학생과 주민들이 신촌에 관한 개인적 이야기를 풀어놓는 '무작정 인터뷰', 저마다 신촌에 관한 정보를 '클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올려 공유하는 페이지 등으로 구성됐다.

4조 조장 윤정빈(23·여)씨는 "신촌을 이용하는 대학생이나 시민 등 수많은 '이방인'들이 앱을 매개로 공통된 이슈를 찾고 지역 행사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묶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결속되면 '신촌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갖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을 오가는 많은 이들에게 휴대전화를 충전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지하보도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 자전거형 발전기를 설치, 운동을 겸해 전기를 만들어 휴대전화를 충전하면서 발전량 순위를 매겨 게임처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아울러 휴대전화 충전공간의 사방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다양한 지역정보를 제공하고, 충전기 이용자가 직접 이 스크린에 글을 올릴 수도 있다.

개방형 사전인 위키피디아를 신촌지역 온라인 지도에 적용한 발상도 나왔다. 자신들이 아는 신촌지역 정보를 지도에 실시간으로 수록하고 잘못된 부분은 서로 바로잡도록 해 풍부하고 정확한 지역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의 이번 조별 프로젝트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와 서대문구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대학 간 공동 작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대학생들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잡을 수 있게 지자체에서 섭외해 준 지역공동체 활동가들이 신촌지역 현안과 공동체 활성화 움직임 등에 대해 조언했다.

또 이날 대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향후 서대문구 시책에도 반영된다.

발표회에 참석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여러분이 한 학기 동안 고민한 내용을 저희가 어떤 형태로든 반영할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마을에 대해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고민하는 매우 바람직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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