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교회 총기난사범 "교인 친절함에 범행 멈출까 생각"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흑인교회 총기난사범이 희생된 흑인 교인들의 친절함 때문에 계획했던 범행을 멈출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인 딜런 로프(21)는 기소되기 전 경찰에게 "교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친절함을 베풀어 계획한 범행을 하지 않을 뻔했다"는 말을 했다고 경찰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로프는 결국 "임무를 완수하기로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로프는 지난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 시내에 있는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흑인들이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권총을 쏘아 신자 9명을 숨지게 했다.
그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성경공부 모임에 새로 참여하는 것처럼 찾아와 신자들과 함께 한 시간가량 앉아있다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 들었다.
교회 신자들의 친절함이 끔찍한 참극을 막을 수도 있었지만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강했던 로프는 '임무'를 빙자해 끝내 방아쇠를 당겼다.
로프의 백인 우월주의적 사고가 참혹한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기 몇 주 전 로프와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친구 조세프 미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로프는 흑인들이 세상을 장악하고 있어 백인을 위해 누군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로프는 범행 직전에 "나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당신들은 우리 여성들을 강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사건 목격자인 실비아 존슨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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