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참석
한국 파견됐던 美 평화봉사단원들 한자리서 만나
19일~21일 사흘 일정, 콜로라도 주 덴버대학에서 첫 '총회'
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 힐 전 국무부 차관보도 참석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파견됐던 사람들이 그리움과 추억을 안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19일(현지시간) 저녁 콜로라도 주 덴버대학 루페토 홀에서 '평화봉사단-코리아'(Peace Corp Korea & Friends)' 전체 단원을 위한 첫 재회(Reunion) 행사 개막식을 갖고, 21일까지 이어지는 사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1966년부터 1981년까지 한국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단원들과 가족 약 200명이 참석했다.
미국의 국제봉사단체 '평화봉사단'(1961년 설립)은 한국의 학교, 보건소, 농촌 등에 51개 그룹, 총 2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2년 일정으로 보냈다.
게리 헤드릭 회장은 연합뉴스에 "그간 기수별로 다양한 재회 행사가 있었으나 한국에 파견됐던 전체 단원을 대상으로 한 모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1년 전부터 준비모임을 갖고 행사를 준비했다"며 "옛 동료들과 다시 만나 한국에서의 추억을 나누고 새로운 관계를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한국 음식으로 만찬을 하고 옛날 사진과 비디오를 보면서 회포를 푼 이들은 20일에는 평화봉사단 리더십을 주제로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 대사와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가 주도하는 패널 토론회 등을 가질 계획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평화봉사단-코리아 35기로 1975년부터 1977년까지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특별 참가자인 힐 전 차관보(2004~2005 주한 미국대사)는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카메룬에서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했다.
21일에는 평화봉사단 훈련과정을 주제로 한 토론,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쓰인 소설 '더 보이시스 오브 헤븐'(The Voices of Heaven)의 작가 이매자 씨의 작품 설명회, 한국 관련 퀴즈대회 등이 열린다.
마이클 드바인 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박물관 관장은 "지금까지 기수별 평화봉사단 단원 모임에도 참석 못하고 살았다. 작년에 은퇴한 후 처음 참석한다"며 기대와 설레임을 감추지 않았다.
드바인 전 관장은 1969년 1월부터 평화봉사단 소속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서강대학교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쳤고, 이 기간에 한국인 부인 이매자 씨(작가)를 만나 결혼했다.
그는 "평화봉사단원이 현지인과 결혼한 사례가 가장 많은 국가는 필리핀, 그 다음이 한국"이라고 전했다.
평화봉사단-코리아 측은 한국 파견 단원 가운데 중·고등학교와 대학 영어교사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보건·의료 자원봉사자로 주로 결핵 및 나환자 치료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외 관광·직업교육·농촌지원·모자건강 관리 부문 봉사자들이 있었다.
평화봉사단 본부는 1981년 한국에 더이상 이 프로그램이 필요없다는 결정을 내리고 파견을 중단했다.
이번 모임의 참석자들의 나이는 대부분 50대~70대다.
켄 칼리허 씨는 "한국에서 평화봉사단 파견 프로그램이 중단된 지 34년이 지났지만 한국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깊고 여전히 변함이 없다"며 "20대와 30대에 열정을 쏟으며 보낸 곳이다. 한국은 단원 개개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했다.
칼리허 씨는 1976년부터 2년간 서울대학교 상대에서 영어를 가르친 후 충청북도 옥천군 보건소에서 결핵 치료를 지원하고 연합뉴스 전신인 동양통신과 연합통신에서 일한 특별한 경력을 소개했다. 그는 이후 주한미군에 28년동안 몸담았다가 2009년 은퇴하고 미국으로 복귀했다.
칼리허 씨는 "평화봉사단 임무가 끝난 후 지금까지 한국에 남아 살고 있는 이들이 3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는 아예 한국 시민이 된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외에도 외교관·장학생·사업가 등으로 변신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 이들이 많고, 그렇지 않다 해도 모두들 한국을 잊지 않고 산다"면서 "한국이 우리를 변함없는 친구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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