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골프> 장타자 박성현 "내일도 공격 앞으로"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다른 선수들이야 미들 아이언을 잡으니 그렇다지만 웨지 치는 제가 파세이브를 목표로 하면 좀 그렇지 않나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최장타자로 통하는 2년차 박성현(22·넵스)이 내로라하는 정상급 선수들에게 당돌한 도전장을 던졌다.
박성현은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파72·6천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여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로 선두 김예진(20·요진건설)과 함께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린 박성현은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김효주(20·롯데)나 양수진(24·파리게이츠) 등 이 대회 챔피언을 지낸 정상급 선수들이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 플레이보다는 파세이브를 염두에 둔 방어적 플레이가 필요한 코스라고 입을 모았지만 박성현은 "굳이 방어적으로 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박성현이 '공격 앞으로'를 외친 까닭은 투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장타자이기 때문이다.
박성현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40m가 넘는다. 이정민(23·비씨카드), 김민선(20·CJ오쇼핑) 등 소문난 장타자들과 비거리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한다.
보이시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스윙만큼 성격도 당차다.
박성현은 2라운드에서 파3홀 4개를 뺀 파4홀과 파5홀 14곳 가운데 9개홀에서 웨지로 그린을 공략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난 16번홀(파4) 빼고는 그린을 공략할 때 하이브리드는 커녕 롱아이언도 잡아본 적이 없다.
높은 탄도에 정확성이 높은 웨지로 치면서 안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칠 이유가 없다는 게 박성현의 생각이다.
그는 "미들아이언으로 친다면 안전한 곳을 겨냥하겠지만 웨지로 치면서 핀을 곧바로 겨냥하지 않는다면 좀 우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선수들 대부분이 전장이 길어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박성현은 "작년보다 좀 거리가 늘어났지만 러프가 짧아 외려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10번홀(파5·489야드)에서 박성현은 220m를 남기고 19도 하이브리드로 두번째샷을 때려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이글 퍼트는 아깝게 실패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뽑아내 장타의 장점을 한껏 누렸다.
그는 "내일도 모레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아내겠다"면서 "내 장점을 살려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롯데칸타타오픈 때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1m 파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에 끌려 들어가 이정민에게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겪은 박성현은 "하루빨리 우승을 해서 그때 아픔을 씻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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