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문 연 임홍섭 내과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편집부 / 2015-06-19 15:58:20
△ 환자 진료하는 임홍섭 원장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시 사하구 임홍섭 내과 원장이 19일 오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임 원장은 부산의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를 진료,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병원 문을 닫았다. 임 원장은 다른 증상 없이 고열만 있는 환자에 대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접촉자 수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2주 만에 문 연 임홍섭 내과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문을 닫았던 의원도 진료를 다시 시작했으니 조금만 더 참으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부산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인 81번 환자(지난 14일 사망)가 발생했던 사하구.

81번 환자가 지난 6일 부산의료원에 격리되기 전에 들렀던 사하구 괴정동 일대는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문을 닫은 지 13일 만인 19일 오전 9시에 정상 진료를 시작한 임홍섭 내과의원.

이 의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이다.

임 원장은 다른 증상 없이 고열만 있던 81번 환자에 대해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 접촉자 수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대신에 의원 문을 닫아야 했고 본인과 간호사 2명은 자택격리 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임홍섭 원장은 "처음엔 답답하고 우울했는데 집에서 뉴스도 보고 청소도 하고 혼자 운동도 하고 잘 쉬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간호사들은 이날 오전 7시에 출근해 실내 환기와 알코올 소독을 하고 진료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관할 보건소는 두 차례 방역을 실시했다.

진료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됐고 5분 뒤에 이날 첫 환자가 왔다.

이날 오래간만에 임 원장을 마주한 환자들은 증상을 설명하기에 앞서 "원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오래간만입니다"라며 안부부터 물었다.

임 원장은 평소와 다름 없이 엷은 미소를 지은 채 혈압을 측정하고 환자를 살폈다.

진료실 밖 간호사들은 5∼10분마다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네, 임홍섭 내과입니다. 오늘부터 진료합니다. 어머님, 진료합니다. 오이소(오세요)."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10명이 넘는 환자가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 간호사는 "환자가 아무도 안 올 줄 알았는데 이럴 줄은 몰랐어요. 좀 바쁘네요"라고 말했다.

괴정동에서 임홍섭 내과는 단순한 의원이 아니라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환자들이 주변에 사는데다 70대 전후의 많아 정기적으로 온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나이와 대략적인 집 위치 정도는 알고 있다.

10년 '단골'인 정금자(75·여)씨는 "임 원장이 얼마나 잘 보는데…"라며 "약이 떨어져 걱정이었는데 오늘 문을 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료가 다시 시작됐지만 아직 메르스 여파가 무시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인근 약국의 손님은 평소와 비교해 4분의 1 정도 수준이 됐고 괴정골목시장도 비슷한 처지다.

한 돼지국밥 식당은 81번 환자 발생 초기에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식사를 하던 손님이 도중에 나가버리는 등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임홍섭 내과의원을 시작으로 81번 환자가 들렀던 곳을 중심으로 다니며 상인들을 만났다.

현장에는 지역 언론사 대표를 비롯해 이경훈 사하구청장, 권기선 부산경찰청장, 부산시 의사회, 약사회, 외식업협회 회장 등이 동행했다.

서 시장은 상인들에게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 같다"며 "모두가 함께 잘 이겨내자"고 당부했다.

시장 근처에서 40년째 장사를 하는 정수암(63) 씨는 "그동안, 이 정도로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임 원장님이 다시 진료를 시작했으니 그걸 계기로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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