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 일본시장 진출 박차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외국계 자산운용회사들이 일본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판매 회사인 미국의 위즈덤트리 인베스트먼츠가 연내에 일본 거점을 개설할 것으로 보이며, 호주의 인프라 펀드 회사도 지난달부터 일본 영업을 본격화했다.
외국계 투자운용사들이 일본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일본 내 펀드 잔고가 사상 최초로 100조 엔(약 899조원)을 돌파하는 등 개인들의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확대되고 있어 서둘러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위즈덤트리는 ETF의 상품 기획과 판매를 담당하는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은 7조 엔(약 63조원)이 넘는다. 미국 블랙록의 집계에 따르면 ETF 잔고 기준으로 세계 6위다.
호주 연금기금의 출자로 설립된 운용사인 IFM 인터베스터스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에 해외 펀드를 판매하는 자격을 취득하고 5월 하순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인프라 투자펀드는 일본의 연기금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채권 운용 전략 등을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미국 구겐하임 파트너스도 지난 2월에 투자 자문업 등록을 마치고 일본에 진출했다. 연금이나 보험회사 등의 운용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외국계 투자운용회사들은 일본에서 사업할 기회가 커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엔화 약세로 외화 자산에 대한 투자 의욕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가계의 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약 1천700조 엔에 달한다.
개인 자금은 예금과 국채 중심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이 여전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개인의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에 힘입어 저축에서 투자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연금적립금관리운용)등 일본 연기금들이 주식에 자금 배분을 늘리는 등 적극적 운용에 나선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일본 국채에서 해외 자산 투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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