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미국수사에 창과방패 대결…법무장관 vs.스타변호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법무장관이 주도하는 수사를 받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탈락한 법무장관 후보를 변호사로 세워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FIFA 대변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 로펌 '퀸 이매뉴얼 어쿼하트 앤드 설리번'(Quinn Emanuel Urquhart and Sullivan)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으며, 이 팀에 제니 더컨(57·여)변호사가 포함됐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더컨 변호사는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후임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거물급 법조인이다.
퀸 이매뉴얼은 700여명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분쟁에서 삼성전자의 소송 대리인을 맡았다.
더컨 변호사는 미국에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고위직에 오른 인물로 작년까지 워싱턴 주 서부지구의 연방 검사를 지냈다.
그는 워싱턴 주에서 시애틀 경찰의 공권력 남용 문제를 다룬 시민권 사건, 사이버 범죄 등을 순조롭게 해결했다.
2011년 시애틀 미군 모병센터, 2000년 로스앤젤레스 공항 테러음모 등에 연루된 이들의 혐의를 입증해 처벌한 경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더컨 변호사는 현재 FIFA에 대한 미국의 수사를 이끄는 로레타 린치(56·여) 법무장관과의 대결하게 돼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지난 4월 말에 취임한 린치 장관은 세계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취임 직후에 FIFA 비리 의혹에 칼을 빼들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린치 법무장관과 법무장관직을 놓친 더컨 변호사의 리턴매치가 법정에서 뜨겁게 달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2010년 월드컵 본선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FIFA 고위 임원들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그 외에 주관 방송사나 공식 후원사 선정을 둘러싼 부정한 금품수수, FIFA 내부의 횡령, 사기, 불법 자금세탁,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본선 유치전에서 빚어진 비리 의혹 등도 수사선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는 스위스 검찰은 2018년, 2022년 월드컵 본선 유치전에서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금융거래 53건을 적발했다며 나중에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을 소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전개되자 올해 12월에 사임하겠다고 이달 초에 밝힌 블라터 회장은 현재 미국 수사당국에서 공식적으로는 아무 혐의도 받고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블라터 회장이 미국 연방검사 출신 리처드 컬런, 스위스 취리히의 스타변호사 로렌스 에르니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 있는 법무법인 맥과이어우즈의 대표인 컬런 변호사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인물로 주목을 받는다.
코미 국장은 컬런 변호사가 버지니아 주 검찰총장에 이어 연방 검사로 활동한 리치먼드 지역에서 연방 검사로 활동했고 맥과이어우즈에서도 근무했다.
FBI는 미국에서 FIFA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의 한 축을 맡고 있으며, FBI 수사가 궁극적으로 블라터 회장을 겨냥한다는 보도가 최근에 나오기도 했다.
컬런 변호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방부가 가혹한 신문 기법 때문에 수사를 받을 때 두 정부 기관의 변호인을 맡았고, 불법 로비 사건에 휘말린 톰 딜레이(공화당) 전 하원의장도 변호했다. 그는 2000년 미국 대선 때 플로리다 주에서 재검표 공방이 벌어지자 조지 W. 부시 후보의 법률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도 별도로 뉴욕의 스타 변호사 베리 버키를 고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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