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준 러시아 차관 두고 양국 신경전 가열

편집부 / 2015-06-17 18:56:17
"차관은 뇌물" 지적에 푸틴 "서방 지원도 모두 뇌물" 반격

우크라에 준 러시아 차관 두고 양국 신경전 가열

"차관은 뇌물" 지적에 푸틴 "서방 지원도 모두 뇌물" 반격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지고 있는 채무 상환 문제를 두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 2013년 말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30억 달러의 차관이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에게 준 '뇌물'이라고 주장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며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듣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만일 누군가가 이것(러시아의 대 우크라 차관)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에 서명하지 않도록 하기위한 뇌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협정이 체결되도록 하기위해 다른 (서방)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모든 자금도 뇌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자엔 미국 펀드 자금이 많다"고 꼬집었다.

푸틴은 그러면서 차관 제공 조건상 우크라이나의 전체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어선 상황에서 러시아는 채무 조기 상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봐서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거부한 뒤 곧바로 러시아의 지원이 이루어졌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발행한 유로본드를 매입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노선을 유지하고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포기한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같은 포로셴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즉각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전 정부의 국제적 의무 승계를 거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해명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유로본드 매입 방식으로 15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고민하던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에 묶어두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그해 12월 러시아는 1차로 30억 달러를 지원했으나 이후 친서방 야권 세력에 의해 야누코비치 정권이 축출되고 러시아의 크림병합 등으로 양국관계가 크게 악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중단했다.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지난 3월 IMF로부터 17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한 우크라이나는 서방 투자사들을 비롯한 채권자들과 채무 구조조정 협상을 벌이면서 러시아에도 채무 상환 연기를 요청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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