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옵티스 실사단, 팬택 본사 방문…인수작업 본격화
이준우 대표 등 팬택 임원진 만나…중저가폰 제조업체로 재탄생 목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팬택 인수에 나선 옵티스 컨소시엄이 법원의 계약 허가가 난 지 하루 만에 팬택 본사를 방문,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옵티스 컨소시엄 실사단은 17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팬택 본사를 찾아 이준우 대표이사 등 팬택 임원진과 만났다.
팬택과 옵티스 컨소시엄은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진행될 구체적인 실사 일정은 물론 본계약으로 이르는 인수합병 작업의 얼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옵티스 컨소시엄의 방문은 실사라기보다는 팬택과 공식적으로 처음 얼굴을 맞대는 상견례 자리에 가깝다"면서도 "법원 허가가 떨어진 지 하루 만에 본사를 방문한 것으로 보아 팬택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그동안 옵티스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합병(M&A)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다 지난 16일 오전 계약 체결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IT 업계에 따르면 옵티스 컨소시엄은 앞서 법원에 팬택을 약 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인수액의 5%에 해당하는 20억원을 이행보증금(계약금)으로 내기도 했다.
컨소시엄이 낸 인수의향서에는 300여 명의 기술 인력과 특허권만 사들이고 김포에 있는 공장과 전국에 깔린 애프터서비스(AS) 센터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업 부서 등 일반 직원들의 승계를 포함해 여러 문제가 걸림돌로 등장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인수 대상 및 조건은 다소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옵티스 측이 그리는 '제2의 팬택'의 모습은 동남아와 같은 틈새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휴대전화 전문 제조업체다. 특히 스마트폰 수요가 급성장하는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 방식은 애플과 샤오미를 동시에 벤치마킹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처럼 브랜드, 특허권, 연구개발 인력은 본사에 두고 생산은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외주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옵티스는 이미 필리핀에 자사 제품 생산라인을 갖춘 만큼 외주생산 노하우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팬택이 그동안 글로벌 유통망 구축에는 미흡했던 만큼 판매는 샤오미처럼 '온리(Only) 온라인'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옵티스는 삼성전자[005930] 출신인 이주형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광저장 기기 분야 전문 기업으로 꼽힌다. 옵티스의 대주주(22.46%)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주도해 만든 사모펀드로 유명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글로벌 IT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전자의 DNA와 국내 IT 벤처 신화를 쓴 팬택의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가 삼성전자 출신인데다 진 전 장관 역시 한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이끈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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