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개방한 사우디 증시 초반 반응 '시들'

편집부 / 2015-06-17 16:26:09
△ 외국인 개방 약발 좀 있으려나? (리야드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주식시장(타다울)이 15일(현지시간) 외국인 기관 투자자에 개방됐다. 사우디 증시의 시가 총액은 약 5천800억 달러 규모로 코스피의 절반 수준이지만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최대다. 사진은 이날 리야드에서 한 남자가 주가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외국인에 개방한 사우디 증시 초반 반응 '시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시가 총액 기준 중동 최대 유가증권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타다울)가 15일(현지시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됐지만 기대만큼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일단 증시 활성화의 척도인 주가지수가 외국인 투자 허용 뒤 하향세다.

사우디 증시는 15, 16일 이틀 연속 1.04%(100.36 포인트) 내린 데 이어 17일 오전 장에서도 약세다. 외국인 투자 개방에 대한 기대로 올해 초 대비 사우디 증시가 15% 정도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초기 반응은 실망스럽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지분 비율이 가장 높았던 석유화학회사 Sipchem의 주가도 오히려 이틀 연속 내림세였다.

사우디 증시에 직접 투자하려는 외국인(기관)에 대한 여러 제한이 있긴 하지만 16일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입액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않았다.

개방 첫날 외국인 투자자가 사들인 종목은 전체 170개 중 7개에 그쳤고 각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도 0.01% 안팎으로 나타났다.

후탄 야즈하리 BoA메릴린치 중동·아프리카 담당 연구원은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사우디 증시에 직접 참여하는 자격을 얻으려고 몰려드는 모습은 없다"며 "우리가 만난 국제 투자사는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가 예상보다 주춤한 이유는 저유가 국면의 장기화와 더불어 사우디 자본시장청(CMA)이 결제주기를 'T+0'(유가증권 거래가 성사된 당일 대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정한 탓이라는 의견이 많다.

약 30년간 폐쇄됐던 사우디 증시에 대한 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선뜻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코스피를 비롯한 다른 증시는 통상 'T+3'을 적용한다.

또 사우디 증시에 상장된 종목의 주가가 과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사우디 증시 상장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7배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편입된 증시의 평균 12배보다 높은 편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