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2차대전 후 최악 난민문제, 지도자들 방관"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난민 문제를 회피하는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살릴 세티 국제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난민 수백만명을 천덕꾸러기로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티 총장은 "난민 문제가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며 "안다만에서부터 지중해까지, 난민들은 필사적으로 피난처를 찾아나서면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난민의 날'(6월20일)을 며칠 앞둔 이날 '지구촌 난민 위기: 외면하려는 음모'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난민 실태를 분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난민 수는 5천만명이 넘었다. 세계 전체를 따질 때 앞으로 4년 동안 해마다 최소 30만명의 난민이 새로운 지역에 정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앰네스티는 특히 시리아 내전 때문에 도피한 난민들을 레바논, 요르단, 터키 등 주변국들이 거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난민의 95%를 수용하고있는 레바논의 경우 인구 5명 중 1명이 시리아 난민이다.
올해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난민선을 타고 떠난 이들 가운데 벌써 1천865명이 숨져 작년 같은 기간의 425명을 크게 웃돌았다.
세티 총장은 "필사적으로 탈출한 이들을 되돌려 보내는 행위는 심각한 가학"이라며 "난민 수용은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국제법에 명시된 의무"라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국제사회가 난민 기금을 조성하고 향후 4년 동안 다함께 난민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라고 제안했다.
세티 총장은 "난민 위기는 21세기를 정의할 난제 가운데 하나이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수치스러울 정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에 대한 정책과 관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지구촌을 아우르는 일관되고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동은 국경을 넘어들어오는 시리아 난민, 유럽은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북아프리카 난민, 동남아시아는 미얀마의 박해를 피해 달아난 보트피플 로힝야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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