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철도 예정지역, 주민 유치 활동 과열

편집부 / 2015-06-15 16:24:06

중국 고속철도 예정지역, 주민 유치 활동 과열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각지에서 주민들의 고속철도 유치 노력이 과열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주민들이 고속철도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지역간 빈부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고속철도 개통으로 집값 상승 등을 바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6일 쓰촨성 광안(廣安)시 린수이(隣水)현에서 주민 수만 명이 고속철도 유치를 요구하다 경찰과 충돌한 사건은 이 같은 과열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논평했다. 현지 주민들은 경찰에 돌과 빈 술병을 던지고 경찰차를 파괴했으며, 양측의 충돌로 주민 38명과 경찰 30여명이 부상했다.

주민들이 시위를 벌인 것은 쓰촨성 다저우(達州)시와 그 남쪽의 충칭(重慶)을 시속 200㎞로 연결하는 철도 건설 계획과 관련해 노선이 변경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린수이현을 지나는 동쪽 노선이 아니라 과거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의 생가가 있는 광안시 중심부에 가까운 서쪽 노선이 채택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 뒤에 찾아본 린수이현 시내는 언뜻 평온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행정당국은 사건 재발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린수이현을 방문해보면 시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곳의 도로는 곳곳이 패어 있고 주택들은 낡았으며 눈에 띄는 산업·관광 자원도 없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소외지역이라는 것이다.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수도 베이징은 약 10만 위안(약 1천800만원)인데 비해 쓰촨은 3분의 1에 그친다. 중국인들에게 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 가격도 베이징은 1㎡당 약 5만 위안이지만, 린수이현에서는 그 10분의 1인 4천 위안도 못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창장(長江) 연안에 있는 후베이성 징저우(荊州)시와 그 북쪽에 위치한 징먼(荊門)시에서 올봄 고속철도 유치를 놓고 수만 명이 참여하는 서명 활동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등 두 도시 사이에 긴장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허난성에서도 덩저우(鄧州), 신예(新野) 두 지역이 고속철도 역을 유치하려고 다퉜다. 두 도시는 각기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주민들이 베이징으로 몰려가 역 설치를 호소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홍보활동을 벌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양측의 다툼은 신역을 '덩저우 동역'으로 하고 가능한 한 역 후보지를 신예와의 경계에 가까운 곳에 건설하는 것으로 일단 정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역간 갈등은 고속철도의 위치에 따라 경제적 승자와 패자가 엇갈릴지 모른다는 강한 조바심에 기인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에서는 고속철도 역 주변 땅값이 이전의 거의 2배로 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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