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첫 주일예배 130년…제중원은 한국교회의 요람"
제중원에서 태동한 남대문교회, 기념 예배·포럼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1984년 9월 20일, 미국의 의료선교사인 호러스 알렌(1858∼1932)이 제물포항으로 입국했다.
의사인 알렌은 그 해 12월 갑신정변으로 부상당한 민영익을 봉합수술로 완치시킨다. 이를 계기로 고종은 국립병원 설립에 박차를 가했고 1985년 설립된 제중원을 알렌에게 맡겼다.
알렌은 그 해 6월 21일 자신의 집에서 주말 예배를 드렸다. 이날은 존 헤론 선교사가 한국에 온 날이었다.
그의 1885년 6월 21일자 일기에는 "우리는 오늘 저녁 8시 이 땅에서 첫 공식주일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에는 헤론 선교사 부부, 스크랜턴 선교사의 어머니, 그리고 알렌과 알렌 부인 등이 참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제중원 안에 신앙공동체가 성립됐고 이것이 오늘날 남대문교회의 출발이 됐다.
처음 서울 재동에 설립됐던 제중원은 동현(지금의 을지로2가)을 거쳐 1904년 남대문 밖(현 남대문로5가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때부터 제중원 교회는 남대문 밖 제중원 교회로 불리게 된다.
1909년 남대문 밖 제중원교회는 세브란스병원으로부터 독립해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고 이듬해 12월 예배당을 완공하고 '남대문밖교회'로 개명한다.
제중원에서 출발한 남대문교회가 개신교 첫 공식주일예배 130주년을 맞아 기념 예배와 포럼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를 마련한 남대문교회의 손윤탁 담임목사는 "한국교회 130년의 역사는 제중원에서 시작됐다"며 "알렌 선교사의 제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을 넘어 신앙공동체였다"고 말했다.
"1885년 6월 21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곳에서 공식적인 주일예배를 드림으로써 기독교 신앙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제중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성례식을 집례하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 의해 초기의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세워졌죠. 제중원 신앙공동체는 단순히 남대문교회의 역사가 아니라 한국교회의 역사입니다."
오는 20일 오후 1시 열리는 '첫 공식주일예배 130주년 기념역사포럼'에서는 '알렌, 제중원 그리고 첫 공식주일예배'와 '헤론, 제중원 그리고 순교적 삶'을 주제로 4명의 전문가가 발제하고 토론한다.
변창욱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선교학)는 발제문에서 "알렌의 제중원은 선교병원으로서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과 의학 교육기관의 역할을 했다. 제중원에서 시작된 신앙공동체는 선교사를 위한 연합교회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한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면서 한국교회 태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며 제중원의 다양한 역할을 조명한다.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는 '연세대학교 의료원의 입장에서 본 알렌의 의미'라는 발제문에서 알렌 선교사가 연세대학교 의료원 설립을 주관한 의료인이었으며, 선교의 모범자였으며, 누구도 차별하지 않은 사랑의 실천자였음을 강조한다.
임희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학)는 "남대문교회는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에서 태동했다. 헤론을 비롯한 이 병원 선교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살려내는 가운데 복음이 전파되어 기독교 신앙공동체가 생성됐다"며 남대문교회 태동의 배경과 역사적 의의를 설명한다.
포럼에 이어 오는 21일 오후 3시에는 '첫 공식주일예배 130주년 기념예배'가 열린다.
이날 예배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인 정영택 목사(경주제일교회)가 설교하고, 초기 선교사들의 연합 정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스크랜턴 장로(스크랜턴 의사의 어머니)에 의해 시작된 상동감리교회의 서철 목사가 축도를 한다.
또 공식 주일예배 1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알렌 선교사의 모교회인 미국 오하이오 델라웨어 제일장로교회의 데보라 패터슨 목사를 비롯한 8명의 축하사절이 16-22일 방한한다. 패터슨 목사는 21일 기념 예배에서 연합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밖에 19일 오후 8시에는 기념 음악회가 남대문교회 본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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