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구 휴업 끝…"불안하지만, 학교 믿고 보내"

편집부 / 2015-06-15 12:06:11
결석 거의 없어…일부 학부모 "체험학습시키겠다"
교문 앞 발열체크·소독…학교 측 위생관리 '비상'
△ 학생들로 다시 채워진 교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업을 했다가 15일 오전 정상 수업을 재개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강남·서초구 휴업 끝…"불안하지만, 학교 믿고 보내"

결석 거의 없어…일부 학부모 "체험학습시키겠다"

교문 앞 발열체크·소독…학교 측 위생관리 '비상'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김경윤 채새롬 기자 = 일괄 휴업 해제 첫날인 15일 서울 강남·서초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에는 학생 대부분이 등교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일부 학부모는 '중동호흠기증후군(메르스)에 노출될지 모른다'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는 교육·보건당국이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고 이를 믿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강남구 대현초교 관계자는 "학생 출석에 특이사항이 있으면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로 상황을 보고하는데, 안 나온 학생이 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며 "휴교 전과 달리 메르스를 우려해 문의하는 학부모 전화도 걸려온 게 없다"고 말했다.

같은 구 개포초교는 등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집안일로 해외에 나간 장기결석 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 전교생이 학교에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구 양전초교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전교생 513명 가운데 7∼8명이 나오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며 "메르스 감염 우려에 가정체험학습시킨다는 부모가 좀 있었고, 열과 기침 증상이 있는 아이 부모가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구에 있는 신구초· 대현초·일원초 등 학교와 서초구 초등학교, 이 지역 유치원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남구 대현초교 병설유치원은 나이 어린 원생이 있는 5∼7세 반이 한 반에 한두 명꼴로 결석한 수준이었다. 서초동 석문유치원은 하루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고 나서 유치원에 보낼지 결정하겠다는 부모들이 몇 명 있었다.

등교를 마친 학교와 유치원들은 학생 관리에도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었다.

휴업 기간에 교실 등 학교 구석구석을 수시로 소독하고, 학부모에게 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 아이들의 감염 방지를 위한 예방법을 강조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학생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학교와 유치원들은 설명했다.

강남의 한 초교 관계자는 "오늘 아침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했는데 한 아이의 체온이 37도가 넘어 부모에게 이를 알리고 귀가 조치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로 달려온 아이 아버지가 집에서부터 아이에게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었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하면 다른 부모들이 걱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고 전했다.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인근 초교에서는 특히 민감한 부모가 많았다.

병원 인근의 한 초교 관계자는 "상황이 아직 불안한 것 같아 좀 더 지켜보고 아이들을 보내겠다며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한 부모들이 좀 있다"고 소개했다.

인근 다른 초교에서는 가족 중에 삼성서울병원 직원이 있는 학생과 미열이라도 열이 나는 학생은 학교에서 연락할 때까지 일단 등교하지 말도록 조치한 상태다.

이 학교 관계자는 "선생님들이 휴업 중에도 매일 아이들에게 하루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아이뿐 아니라 부모 등 집 상황까지 철저히 점검했다"며 "체험학습 등 외부 행사는 모두 취소하고 외부인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메르스 감염 우려'와 '학교는 보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하고 있었다.

6학년 딸은 둔 역삼동 장석희(47·여)씨는 "처음엔 휴업으로 아이가 학교와 학원에서 벗어나 쉴 수 있어 좋았는데, 일주일이 지나니 아이도 답답해하고 엄마들도 아이 식사와 간식 챙겨주느라 같이 지쳤다"면서 "수업 일수나 답답한 걸 생각하면 학교에 갔으면 좋겠고, 또 한편으로는 메르스 환자가 계속 늘어나니 불안해서 마음 놓고 보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초교 1학년 아이를 둔 일원동 A(36·여)씨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다 쓰는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많이 불안하지만, 학교에서 소독을 다 하고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 믿고 보냈다"면서 "하루 이틀 새 없어질 불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엄마들 사이에서 좀 잠잠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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