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거물' 벨모크타르, 미군 공습에 사망(종합)
알제리 가스전 인질극 이끈 AQIM 지도자…리비아서 이례적 미군 작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지난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질극의 주범으로 지목된 '알카에다 거물'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 AF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 AQIM의 지도자인 벨모크타르를 표적으로 삼은 폭격이 13일(현지시간) 밤 리비아에서 이뤄졌다고 14일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인 스티브 워런 대령은 "대테러 폭격은 미군기로 이뤄졌으며 타깃은 벨모크타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자 신원을 파악할 법의학 검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까닭에 벨모크타르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런 대령은 "작전의 성과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공개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구체적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리비아 정부도 이날 리비아 동부에서 미군기 작전으로 벨모크타르와 대원 다수가 사망했다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군의 이번 리비아 공습은 이례적으로 이뤄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군은 그동안 이슬람 무장세력 IS(이슬람 국가)를 퇴치하기 위해 주로 이라크, 시리아에서 공습 작전을 펼쳐왔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과도정부와 이슬람계 민병대가 세운 정부 둘로 나뉘어 있으며, 여기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까지 난립해 지독한 혼돈을 겪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벨모크타르는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한 외국인 인질 38명을 살해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벨모크타르에게 테러리즘 혐의를 적용하고서 그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를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약 55억6천만원)를 걸었다.
알제리 출신의 40대인 벨모크타르는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 알제리 내전에 참전한 애꾸눈 노병으로 북아프리카의 밀수, 납치, 반란 사건에 자주 등장했다.
그가 이끄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는 외국 구호활동가나 여행가를 납치해 뜯어낸 몸값으로 테러 무기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해왔다.
기밀을 취급하는 미국의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벨모크타르가 미국과 서방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인물로 폭격을 받아 마땅했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미군이 F-15 전투기 2대를 투입해 225㎏짜리 폭탄 여러 개를 발사하는 방식으로 이번 폭격을 했다고 미국 관리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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