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넴초프의 딸, 민주화 운동 재단 만든다
아버지 이름 딴 '넴초프 재단'…생명 위협으로 해외 피신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 2월 말에 피살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의 딸이 아버지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민주화 운동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넴초프의 큰 딸 잔나(30)는 부친이 총에 맞아 살해된 후 생명의 위협을 느껴 외국으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넴초프의 동료 야권 지도자인 일리야 야신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잔나가 폴란드에서 넴츠포에게 수여된 '프리덤 어워드'(Freedom Award) 상을 받은 뒤 이런 계획을 밝혔다" 전했다.
재단 창설에는 러시아 내 다른 야권 지도자들도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잔나는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재단을 통해 러시아가 문명화되고 번영하는 국가로 발전하도록 돕는 프로젝트들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 넴초프가 몸바쳤던 러시아의 민주화, 개혁 운동을 재단을 통해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잔나는 최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협박 때문에 러시아를 떠났다면서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를 비판하는 모든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되거나 중상모략을 받아 감옥에 가고 죽임을 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아버지 넴초프가 정치적 이유에서 피살됐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러시아 내 언론 자유가 크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지 언제 러시아로 돌아갈지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잔나는 지난 3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아버지는 푸틴의 최대 비판자였고 야권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였다"며 정치적 의미에서 넴초프 피살의 책임은 푸틴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넴초프는 지난 2월 27일 저녁 크렘린궁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강 다리 위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후 체포한 5명의 혐의자에 대해 8월 말까지 구속을 허가받고 집중 수사를 펼치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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