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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산업 '히든챔피언' 꿈꾸는 스무 살 대학생 CEO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지난해 11월 노인용품 전문회사 '코지케어'를 창업한 건국대 경영학과 2학년 이환희씨. 노인용 보행기 등 제품의 특허를 보유한 이씨는 "회사를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2015.6.14 dkkim@yna.co.kr |
실버산업 '히든챔피언' 꿈꾸는 스무 살 대학생 CEO
건국대 이환희씨 "끊임없는 발명으로 작지만 강한 회사 만들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유모차에 의지해 불안하게 언덕을 내려오는 할머니를 보고 고민하다가 노인용 보행기를 개량한 게 창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고령 친화적인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세계적인 '히든챔피언'(강소기업)을 꿈꾸는 스무 살 청년이 있다. 건국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환희씨.
이씨는 작년 11월 '코지케어'라는 노인용품 전문회사를 창업한 '사장님'이다.
중학교 때부터 학용품이나 주방용품 등 생활 속 발명에 재미를 붙인 이씨는 고등학교 시절 동네 언덕을 오가는 할머니들이 힘겹게 한 발짝씩 옮기는 모습을 보고 '이 분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할머니 유모차'로 불리는 노인용 보행기가 이미 시판되고 있었지만 이씨는 관심을 거두지 않고 어르신의 처지에서 보완할 점을 거듭 고민했다.
기존 제품은 상체의 힘을 많이 필요로 해 노인들이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몸의 무게가 양팔에 분산되게 하박(팔꿈치부터 손목까지 부위) 거치대를 추가했다.
하박 거치대에 상체를 편하게 기대 힘이 덜 들도록 제품을 보완하는 한편 이용자의 신체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으로 보행기를 조정할 수 있게 개량했다.
거치대를 접으면 휠체어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씨는 이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내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 이씨는 이를 계기로 고령 친화용품 분야를 더욱 파고들었다.
그 결과 노인용 보행기 말고도 따가운 햇볕이나 비를 막아주는 휠체어 캐노피, 팔 전체로 체중을 분산시키는 지팡이, 질병으로 누워 지내는 노인을 위한 욕창 방지 매트릭스 등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할머니나 외가 어르신을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쉽게 떠올랐어요. 사업 분야를 하나로 특화하고 제품을 다각화하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죠."
이씨는 최근 경기 파주에 노인용 보행기 조립을 위한 작은 공장을 마련하고 하반기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14일 "사회의 고령화 추세로 실버산업이 블루오션이 됐지만 업체들은 모두 비슷한 물건만 만든다"며 "이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품이 나오면 직접 기존 유통망에 뛰어들어 영업도 하고, 정부에서 발주하는 노인용 보행기 지원 사업 수주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할 때 자기소개서에 썼던 창업 계획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어 뿌듯하다"며 "만에 하나 사업이 잘못될까 두렵기도 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빨리 시작한 만큼 실패해도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회사를 이 분야에서 세계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개 목줄을 만드는 독일의 플렉시(flexi)사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어요. 저도 끊임없이 노인을 위한 제품을 발명하고 특허를 받아 작지만 강한 세계적인 회사로 키워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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