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둔치 무허가 낚시터·불법 매립에 몸살

편집부 / 2015-06-14 06:00:06

낙동강 둔치 무허가 낚시터·불법 매립에 몸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부산지역 낙동강 둔치가 무허가 낚시터와 불법 매립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낙동강 하류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부산시 강서구 서낙동강 둔치도.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곳곳에 형성된 습지 가운데 한곳에는 수생식물인 부들과 줄풀이 어른 허벅지 높이만큼 자라있고, 어디선가 날아온 왜가리 한 마리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습지를 조금 더 둘러보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둔치 2호교 인근에 펼쳐진 1만㎡ 넓이의 둔치습지에는 3천㎡가 넘는 대규모 무허가 낚시터가 조성돼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낚시터 한쪽 편에는 손님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와 폐자재들도 수북이 쌓여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둔치도 습지 2곳에서 대형 무허가 낚시터가 2곳이나 더 있다.

수풀이 우거져 있어야 할 둔치가 낚시터를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느라 황폐화돼 생물의 보금자리 기능은 잃은 지 오래이다.

주민들은 이곳 무허가 낚시터가 오래된 곳은 1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다고 14일 말했다.

불법 매립도 판을 치고 있다.

둔치도 서남단에는 이달 초 한 주민이 하천부지를 깎고 불법 매립을 시도하려고 둔치에 흙을 쌓아놓고 있다가 다른 주민의 신고로 관할 구청에 적발됐다.

둔치도의 한 사찰은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며 습지에 흙을 메우려다가 단속되기도 했다.

둔치가 이미 농경지로 변한 곳은 수십 곳에 이른다.

고추 등 잎채소류를 노지에 심은 곳부터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작물을 재배하는 곳도 쉽게 눈에 띈다.

천성관 습지와 새들의 친구 공동대표는 "수풀이 우거진 하천부지가 없어지고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새들이나 습지 생물은 결국 번식지를 잃어 개체 수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관할 구청의 적극적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담당구청은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매립이나 무단 사용이 시작됐을 당시 적발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년 동안 무단 점유가 관행처럼 이어지다가 단속되면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낙동강 일대 둔치 한두 군 데서 일어나는 일도 아니어서 즉각적인 모니터링이 어렵다"면서 "민원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 단계적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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