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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문학포럼서 발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 (베이징=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이 1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호텔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문학포럼에서 '창작의 영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2015. 6. 13 photo@yna.co.kr |
모옌 "소설 쓸 때 인물에 주목…사회 비판 목적 아냐"
베이징서 열린 동아시아문학포럼서 밝혀
(베이징=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은 13일(현지시간) "작품을 쓸 때 사회적인 배경이나 화두보다는 인물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모옌은 이날 베이징 국제호텔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문학포럼 심포지엄에서 2009년 발표 장편 '개구리'의 의미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개구리'는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 실무자로서 농촌을 돌아다니며 임신부에게 강제로 임신 중절수술을 해야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다. 모옌은 이 작품을 산부인과 의사였던 자신의 고모에게서 영감을 얻어 썼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소설은 역사가 많은 사람에게 준 상처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모옌은 자신은 사회 비판을 목적으로 작품을 쓰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이기도 하다.
모옌은 "소설을 창작하면서 민감한 화제를 쓰거나 어떤 힘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어떤 인물의 원형이 있다고 보고, 사회적 화두보다는 인물에 주목해 소설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고모는 한평생 부인과 의사를 했기 때문에 시골에서 많은 사람이 고모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며 "한평생 수천 명의 출산을 도와준 고모가 생명과 사망, 사회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시골 산부인과 의사를 중심으로 '개구리'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옌은 이어 "부인과 의사의 삶이 산아제한이라는 사회문제와 연관되긴 하지만 작품은 오로지 인물에서부터 출발했고 지금도 그런 느낌은 변하지 않는다"며 "다른 사회적인 배경은 인물을 그리는 데 있어서 필요한 소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지금 "삶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모옌은 "원래 매우 늙었는데 상을 받고 더 늙어버렸고, 상을 받기 전에 인기가 좀 있었는데 상을 받고 나서 인기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다"며 "과거에는 꽤 마음대로 했었는데 상을 받고 나서는 신중하게 얘기하는 정도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얼마나 인기가 높은 작가든 꼭 새로운 작품이 있어야 하고 독자들이 계속 읽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열정을 계속 유지하려면 현재 발생하는 모든 사실, 현실과 밀접한 연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옌은 "전란과 격변의 역사를 겪은 중국에서도 아직 톨스토이 등의 위대한 작가가 나오지 못했다"며 "청년 작가들이 국가를 막론하고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자양분을 섭취하고 깊은 곳에 숨은 창작의 영감이나 소재를 끄집어내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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