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신성한 산'에서 알몸사진 찍은 영국여성 유죄 인정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 정상에서 알몸 행각을 벌여 경찰에 체포된 영국인 여성이 유죄를 인정했다.
영국인 여성 엘레노어 호킨스(23)가 코타 키나발루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유죄를 인정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녀의 부친은 "딸이 어리석고 불경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걸 알고 있고, 현지 주민들에게 한 무례에 깊이 사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킨스는 지난달 30일 키나발루산 정상에서 알몸 사진을 찍고 소변을 본 것으로 알려진 서양인 관광객 10명 가운데 1명으로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그녀의 체포에는 신성한 키나발루산에서 불경스러운 행동을 저질러 지진이 일어나는 신의 '저주'를 초래했다는 원주민들의 분노가 깔려있다.
지난 5일 사바주 키나발루산에서는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나 등반객 1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키나발루산은 죽어서 영혼이 안식할 수 있는 신성한 산이라는 믿음 때문에 현지 주민들의 공분이 엄청나다"고 전했다.
산 정상에서 알몸을 하고 소변을 보고 이를 제지하려는 현지 가이드에게 욕을 한 행동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경멸스러운 행동"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금 상태인 그녀가 경찰과 함께 법원 건물에 들어설 때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어 현지에서 이 사건에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바주 당국은 키나발루산 등반을 원하는 관광객들로부터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누드와 같은 외설적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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