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대학 성폭력' 포럼 열려…"불통 문화 바뀌어야"
서울대 인권센터·여성연구소 공동 학술포럼 개최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학생 성희롱·성추행 파문으로 잇따라 교수들을 파면한 서울대에서 이 대학 인권센터와 여성연구소가 12일 공동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대학 캠퍼스의 권력형 성희롱·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캠퍼스내 불통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배은경 여성학협동과정 교수는 "교수가 연관된 사건의 경우 발생 건수 자체는 적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거절하거나 문제제기 하기 어려워 그 피해 정도가 크고 학교나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조치 수단이 제한적이고 절차도 오래걸린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희롱,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었던 위계적이고 성차별적인 불통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차 피해나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견지해야 할 태도와 지침에 대해 스스로 토론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성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성희롱 사건에서 가해자들은 사적 만남 자리를 요구하고 후에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변명하는 한편 피해자들은 거부의사를 직접 표현하는 것을 어렵게 느낀다는 특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학 내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리가 공명정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신뢰를 얻고 피해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숙 여성연구소 부소장은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피해구제 절차와 대학 상담기구의 위상은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협조해 대학의 성희롱, 성폭력 피해구제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서 한인섭 서울대 인권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들어 서울대 교수 두 명이 파면당하면서 우리 대학이 성폭력 대학이 된 것 아니냐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울대는 문제제기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기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접수하면 확실하게 조사, 상담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 인권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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