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궈보슝·리펑 딸 조사 임박 징후"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지난 두 달간 잠잠하던 중국의 사정태풍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를 계기로 다시 불어닥칠 징후가 나타났다.
중국군 부패의 '양대 몸통' 중 하나로 꼽히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기념식수비가 제거됐고, 최근 한직으로 밀려난 리펑(李鵬) 전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전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졌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1일 보도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국경지역인 라오산(老山) 정상의 장군림(將軍林)에 세워져 있던 궈보슝 전 부주석의 식수기념비가 최근 사라졌다고 보쉰은 전했다.
중국군 부패의 다른 몸통으로 조사중 암으로 사망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도 작년 7월 반(反) 부패개혁 조사대상이 되자 이곳에 있던 그의 기념식수비도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군부가 낙마한 장성들은 '군의 일원'으로 간주하지 않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라오산의 장군림은 중국이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힘겹게 수복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숲으로 역대 150여명의 장성이 이 곳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하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를 세웠다.
보쉰은 궈보슝의 기념식수비가 사라진 것은 당국의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그가 낙마했다는 확실한 간접 증거라고 관측했다.
한편, 최근 국유기업 인사에서 비교적 한직인 대당(大唐)집단공사 부회장 자리로 발령난 리샤오린은 지난 9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려다 저지당하고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보쉰은 전했다.
'전력여왕'으로 불리던 리 전 회장은 홍콩에서 10일 개최될 중국전력국제공사 간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다. 그는 퇴임절차상 당분간은 중국전력국제공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감찰·사정을 총괄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리샤오린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공안의 출입국관리국이 그의 이름을 출국금지 명단에 올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샤오린은 대당의 부회장 발령에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아직 베이징에서의 활동에는 제약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샤오린 전 회장은 태자당 중에서도 사치가 극심하며 무기징역이 선고된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일가가 경영하는 기업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전해져 기율검사위의 조사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리 전 회장과 남편 류즈위안(劉智源)은 2001년 파나마에 등록된 메트랄코 오버시즈(Metralco Overseas S.A) 회사의 명의로 HSBC 은행에 5개 계좌를 개설하고 2006∼2007년 245만 달러(약 26억7천만원)를 예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 강력한 반부패 개혁작업이 이어지는 중국에서 리펑 전 총리의 아들 리샤오펑(李小鵬) 산시(山西)성 성장이 지난 2월 직접 맡았던 감독·감찰 업무를 부성장에게 이양된 점도 언론에 드러나 리펑 일가가 궁지에 몰렸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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