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도로 간판에 '이민자 경고 문구' 논란

편집부 / 2015-06-11 18:48:48
"우파 유권자 되찾으려는 집권당의 우경화 전략" 분석


헝가리 도로 간판에 '이민자 경고 문구' 논란

"우파 유권자 되찾으려는 집권당의 우경화 전략" 분석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 "헝가리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수 없다"고 쓴 정부 측 간판과 "헝가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는 반대 문구가 헝가리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헝가리 정부가 부다페스트와 주요 지방 도시에 "헝가리에 왔더라도 헝가리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간판을 세우자 간판이 훼손되는가 하면 낙서로 개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다페스트 중심의 서부 역인 뉴거티 역 고가 차도에 세운 정부 측 간판은 30대 남성과 여성이 찢어 버린 후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고 헝가리 온라인 매체인 폴리틱스가 11일 보도했다.





헝가리에서 정치 풍자를 목적으로 지난해 창당한 '꼬리 두 개 달린 개' 당은 정부의 간판이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고 증오 범죄를 이끌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영어로 "헝가리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는 간판을 세우기로 했다.

'꼬리 두 개 달린 개' 당은 한 달 동안 50개 간판을 세우는 데 필요한 300만 포린트(약 1억2천만원)를 모으기로 하고, 모금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해 지금까지 약 1천100만 포린트(약 4천400만원)를 확보했다.

또 '유럽좌파'당은 정부 측 간판을 읽지 못하도록 훼손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에게 2천 포린트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좌파계열의 '연대' 당은 당원들이 간판을 찢어버릴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당원 6명이 간판 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정부가 이민자 정책 수립을 놓고 진행하는 설문 조사도 문항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문항은 "이민자 대신에 정부가 가족과 자녀를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가?"로 돼 있다.

아울러 '이주민은 유럽 문명에 위협'이라고 한 오르반 빅토르 총리의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유럽연합(EU) 매체인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헝가리의 이런 보수 우경화는 극우 민족주의 계열로 외국인 추방을 공언하는 정당인 '요비크'가 최근 득세하자 우파 지지자들을 되찾으려는 집권 여당인 청년사회동맹(피데스)의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유로뉴스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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