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외국학생·석학 위한 글로벌공간으로 조성"
"기계적인 국제화 불과·학부교육 통합성 해친다"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서울대가 2018년 개교로 예정된 시흥 캠퍼스를 글로벌 교육과 연구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강창우 기획부처장은 11일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평의원회가 개최한 '시흥 글로벌 캠퍼스, 쟁점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시흥캠퍼스에 외국인 학생 1천명과 국내 재학생 중 희망학생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만들고, 이후 수요에 따라 증설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부처장은 "국제교류 촉진을 위해 세계적인 석학 연구자와 우수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자 한다"며 "관악캠퍼스의 학생들도 기숙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리더로서 역량과 자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흥캠퍼스 추진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 설립 문제의 진행 상황도 보고했다.
강 부처장은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시흥시가 3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울대 시흥병원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며 "설립과 운영, 적자보전 등을 누가 맡을지 정부와 서울대, 민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달부터 9월까지 실시협약 문안을 검토하고 심의해, 내년 3월까지 1단계 시설을 확정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토론회에서는 본부의 맞춤형 기숙사 프로그램이 사실상신입생의 기숙생활을 의무화하는 '거주형 대학(Residential Campus·RC)' 아니냐는 비판과 '기계적 국제화'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명환 영문과 교수는 "본부에서 제시한 맞춤형 기숙 프로그램은 사실상 연대 송도캠퍼스의 전철을 밟는 RC 계획안"이라며 "관악캠퍼스와 분리돼 학부 교육의 유기적 통합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가 2,3년 안에 최소 3천억원에 해당하는 캠퍼스 건물을 지어 현물로 주게 되는데, 이 사업방식이 부실하지 않은지 등을 포함해 캠퍼스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와 시흥시, 한라의 협약에 따라 한라는 캠퍼스가 들어설 1천661억원 규모의 용지(66만2천㎡)를 서울대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 캠퍼스가 들어서는 배곧신도시 주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건물 건립 등 캠퍼스 조성에 쓰기로 했다.
주무열 총학생회장은 "본부의 국제화 방안은 내실있는 국제화가 아닌 기계적인 국제화에 불과하다"며 "시흥캠퍼스가 학과 구조조정이나 RC로 이어질 것이라는 학생들의 고민을 인식하고, 내실있는 소통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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